[CEO 보안칼럼] “다윗은 언제나 골리앗을 이긴다”

2024-11-15

“기술력 축적과 끈기로 기다리고 있으면 별의 순간은 반드시 온다”

국내 보안 솔루션 기업은 외산 보안 솔루션 대비 투자 환경이 크게 뒤쳐진다.

외형적으로 볼 때 시가 총액이 백대일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10조 vs 1천억이다. 이정도의 외형 차이가 날경우에 이길가능성은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윗과골리앗의 싸움이 아니라 계란으로 바위 치기이다.

설령 기술력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다 하더라도 외산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실무자들이 국산솔루션으로 갈아타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민간 대기업은 공공과는 달리 국내제품을 우선적으로 구매해야할 당위성도 없기 때문에 더욱더 여지가 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필자가 27년동안 사업을 한 경험으로 볼 때, ’다윗은 언제나 골리앗을 이길 수 있다.’라는 것이 결론이다. 어쩌다 가끔씩 이기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이기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힌트는 미국 자본시장의 활발한 인수합병에 있다. 미국기업은 초창기 10년동안은 대세 상승기이다. 기업공개(IPO)를 하고 욱일승천하면서 기세를 확산한다. 그런데 10년이 지나면서는 기세가 조금씩 꺽이는 경우가 발생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컴퓨팅 환경이 바뀌고, 보안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다.

퍼블릭클라우드 기업이 프라이빗 클라우드 영역까지 치고오니, 프라이빗 클라우드의 강자인 브이엠웨어(VMware)가 예전만하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시트릭스(CITRIX)의 동영상 압축기술은 20년전에는 독보적이었는데 지금은 보편적인 기술이 되었다. 파이어아이가 초창기에는 동시에 수천개의 샌드박스을 관리하는 독보적인 기술로 각광받았는데, 엔드포인트에서 직접 악성코드 분석하는 EDR솔루션이 대세가 되면서 샌드박스 관리기술은 가치가 평가절하되었다.

이렇게 흔들리다가 결국은 최종 단계로 사모펀드로 인수합병을 당한다. 그리고 라이선스 폭탄이라는 정해진 미래(?)가 다가온다. 사모펀드는 결코 장기적으로 회사를 운영하지 않는다. 3년, 최대 5년내 인수합병비용을 털어내서 엑싯하는 것이 목표이다. 가장 쉬운 방법이 라이선스를 상향하는 일이다. 30%가 아니라 3배~5배씩 올리는 것이다.

고객은 볼멘소리를 하지만, 락인(lock in)이 걸려있어서 솔루션을 다른 것으로 교체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어떨땐 2-3년이 걸리기도 한다. 그동안은 꼼짝없이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오라클 같은 인프라 솔루션의 경우에는 교체가 거의 불가능하다. 금융자본주의의 꽃인 사모펀드는 냉혹한 머니게임이며, 장기적인 고객의 신뢰는 안중에도 없다.

그런데 이때가 다윗이 골리앗을 반드시 이기게 되는 별의 순간이다. 고객이 국내 회사에게 드디어 SOS를 치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전제는 외산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 축적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외산제품이 언제 사모펀드에 인수합병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떨때는 10년, 15년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재무적인 안정성을 바탕으로 기술인력을 키우면서 기다려야 한다. 적자가 지속되는 기업에 제대로된 기술인력이 남아있을리가 없다. 직원 이탈이 계속되는 기업에 기술축적은 요원한 일이다. 기술력을 축적하고 고객사에게 신뢰를 조금씩 축적하면서, 고래힘줄 같은 끈기로 기다리고 있으면 별의 순간은 반드시 온다.

소만사는 이러한 방법으로 외국 S사를 DLP부분에서 국내에서 몰아냈다. 15년이 소요된 것 같다.

그리고 동일한 방법으로 데스크탑 가상화 분야에서 V사와 C사 솔루션을 국내에서 조금씩 대체해 나가면서 고객 신뢰를 확보하고 있었다. 현재까지 10번 소만사 제품으로 교체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다.

그런데 너무나 우연하게도 외산 V와 C사가 최근에 사모펀드에 인수되었다. 그리고 앞으로 1~2년내에는 라이선스 폭탄이라는 예정된 시한폭탄이 올 것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시장에서 고생하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에게 다시한번 당부하고 싶다.

기술력을 축적하고 기술인재를 키우고 기다려라. 그려면 반드시 외산제품이 자멸하는 시기가 오게 된다.

다윗은 반드시 골리앗을 이긴다. (글. 김대환 소만사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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