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 음식' 김치, 과학으로 맛 지킨다

2025-06-16

김치 속 유산균은 어떻게 혹독한 발효 환경에서도 살아남아 맛과 건강을 책임질까. 세계김치연구소 연구팀이 김치 발효 과정에서 유익 유산균이 우점균으로 자리잡는 생존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저온과 산성이라는 극한 조건에서도 다양한 탄수화물을 빠르게 활용하고 스트레스에 강한 유전자가 활발히 작동한 덕분이다. 이번 연구는 김치 종균 선택의 과학적 기준을 마련함으로써, 품질이 균일한 고기능성 김치 생산과 글로벌 수출 확대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세계김치연구소는 16일 국내 자체 개발한 김치 종균 3종의 생물학적 매커니즘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종균은 김치 등 식품을 발효할 때 사용하는 순수배양 미생물을 의미한다. 김치연은 이번 연구에서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데스(Leuconostoc mesenteroides) 계열 김치종균 3종 △WiKim32 △WiKim33 △WiKim0121의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npj 사이언스 오브 푸드' 4월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김치 발효 초기 단계에서 종균이 다른 경쟁 유산균을 제치고 먼저 자리를 잡는 과정을 실험적으로 밝혀낸 첫 번째 사례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어떤 유산균이 더 빠르고 강하게 살아 남을 수 있는지를 과학적으로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앞으로 김치를 만들 때 어떤 유산균을 써야 더 좋은지를 판단하는 과학적 기준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연구 결과, 김치연이 자체 개발한 'WiKim 종균'은 포도당, 과당뿐만 아니라 라피노스, 갈락토스, 락토스 등 다양한 탄수화물을 효율적으로 대사하는 유전적 특성이 있었다. 대사는 생물체가 섭취한 영양물질을 몸 안에서 분해하고 합성해 생명 활동에 쓰이는 에너지를 만드는 활동이다. 또한 해당 종균은 발효 초기부터 에너지를 빠르게 만들어 다른 유산균과의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저온과 산성 등 발효 환경에서 가해지는 스트레스에도 특이 유전자를 발현해 생존력이 뛰어났다.

이같은 특성을 이용하면 김치 발효 과정에서 품질의 균일성과 안전성을 유지할 수 있다. 김치연은 "Wikim 종균이 단순한 발효 소재를 넘어 과학적으로 입증된 고기능성 유산균임을 보여주는 결정적 근거"라며 "향후 김치산업에서 종균의 객관성과 신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과학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ikim0121' 종균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하는 '김치종균 보급사업'을 통해 전국 94개 김치제조업체에 누적 총 28.8t(톤)이 공급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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