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골프장 클럽하우스 식당 메뉴의 가격이 합리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드물다. 김치찌개나 떡볶이를 2만원 가까이 내고 먹어야 하는 상황에 매번 볼멘소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골프장 식음가격이 도대체 왜 그렇게 일반음식점에 비해 비싼지에 대해 정확하게 아는 사람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도 찾기 쉽지 않다.
골프장 음식가격이 고가인 것은 당연히 남모를 속사정이 있다. 비용이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골프장은 고객들의 각기 다른 취향에 따라 다양한 메뉴를 준비하기 위해 신선한 재료를 구입한다. 하지만 재료가 남으면 폐기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클럽하우스 식당은 골프장을 방문한 사람들만 머무는 공간이다. 골프장은 하루에 한정된 인원을 고객으로 맞이한다. 심지어 그 고객들 모두가 골프장에서 식사를 하는 것도 아니다. 하루 내장객의 일부만 식사를 하는데 식당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력과 서빙 직원 등을 배치하다보면 식음파트의 전체 운영비용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국내 골프장은 특히나 새벽부터 늦은 저녁까지 근무하는 시스템이다. 인건비 부담이 상당하다.
마찬가지로 음식가격에 있어 최고가를 형성하고 있는 특급호텔의 경우만 봐도 숙박하지 않더라도 음식만 먹으러 오는 경우가 있지만, 골프장 레스토랑은 골퍼들이 사용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텅 빈 상태로 남아있다.
또 하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골프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자 그동안 학교를 비롯해 단체급식을 해오던 대기업 F&B 위탁운영 업체들이 골프장 식음시장을 놓고 치열한 출혈경쟁을 하며 골프장 식음 시장에 진입해 최대한의 이익을 내기 위해 가격이 높아진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골프장은 고객에게 골프장에서의 식사를 강제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고객의 입장에서는 외부에서 식사할 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져 있다.
여기서부터 자유 시장 경제 체제의 논리대로 가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비싸고 적게 팔 것인지, 아니면 싸게 많이 팔 것인지는 골프장의 영업 전략이 될 것이다. 골프장 자체도 입지와 수요에 따라 전혀 다른 형태로 운영되는 것을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사실 모든 산업에서 같은 이치로 적용되는 당연한 논리이지만 골프장이라는 주홍글씨 덕에 상식적인 내용을 설명을 하는 것이 어쩌면 불필요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 소비자가 부여하는 ‘소비 가치’와 판매자가 부여하는 ‘판매 가치’가 일치하지 않더라도 시장 내에서는 양쪽 경제 주체 간 상호작용을 통한 가격조정의 가능성이 있다. 만약 양쪽이 만족할 만한 적정한 가격대가 나오지 않는다면 골프장 식음시장 내에서 거래는 성사되지 않을 것이며 구매자와 판매자 서로가 이익을 얻을 수 없는 시장이라면 그 시장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골프장 음식가격도 결국 시장경제의 논리에 따라 계속 변화하기 마련이기에 현재도 그렇고 미래에도 개인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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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윤희종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홍보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