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홍성한 기자] 매주 프로농구 중계 편성표가 나올 때 KBL 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는 내가 응원하는 팀 중계를 어떤 조합이 맡는지다. 그중 정용검 캐스터와 조현일 해설위원은 모든 이가 바라는 ‘꿈의 조합’이다. “귀가 정화되는 느낌”,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듀오” 점프볼이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 본 기사는 농구전문 매거진 점프볼 3월호에 게재됐으며, 인터뷰는 2월 5일에 진행됐습니다.
두 분 다 오랜만에 현장으로 돌아오셨습니다. 기분이 어떠신가요?
용검_뭔가 고향으로 돌아온 느낌이 들어서 순간순간이 정말 즐거워요. 그냥 좋아요(웃음).
현일_중간에 들어와 경험이 없었는데 같이 방송해 보신 분들이 많아 금방 적응했습니다. 전에 KBL 할 때는 현장이 아니라 인터넷 중계를 위주로 했었어요. 그래서 정말 오랜만인데 올 때마다 너무 즐겁고 피가 끓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공식 중계로 호흡 맞추는 건 처음이라고요?
용검_주로 인터넷 중계, 여러 행사에서 자주 뵀어요. 제가 원래 조현일 해설위원님의 중계를 좋아했거든요. 빈자리가 났을 때 추천을 하기도 했죠. 이렇게 같이 하게 되니까 너무 좋습니다.
현일_이렇게 든든한 백이 있는 줄 몰랐네요?(웃음) 저도 ‘용검 트랙’을 따라 해봤을 정도로 정용검 캐스터를 좋아했어요. 현장에서 만나서 너무 좋고 농구에 대한 애정, 지식도 옆에서 느낄 수 있게 돼서 여러모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조현일 해설위원이 새로 합류한다고 처음 딱 들었을 때 어땠나요?
용검_기대가 컸어요. 사실 예전만 해도 해설위원이랑 캐스터가 이슈되는 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한동안 그게 없었죠. 들어오고 나서 팬분들의 반응이 너무 좋은 거 있죠. 여기 방송사도 그렇고 저도 ‘아 우리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다들 뿌듯해하고 있습니다.
팬분들에게 최고의 조합으로 손꼽힙니다.
용검_당연히 기분 좋죠(웃음). 저도 조현일 해설위원님과 중계하면 정말 편해요. 또 농구 관련해서 지식을 굉장히 많이 알려주시잖아요. 여기에 자세한 설명까지 더해지니까 저도 듣기 좋아요.
현일_해설자가 가장 의존하는 캐스터가 농구를 잘 아는 캐스터예요. 서로 도와줘야 방송이 잘 나오죠. 그래서 정용검 캐스터한테 이런 것들을 많이 느꼈어요. 정말 든든하죠. ‘자신감을 가지고 최대한 딱딱하지 않게 재미있게 하자’에 초점을 맞추고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혹시 경기 중 나오는 유머는 준비 하시는 건가요?
용검_의식도 하지 않고 준비도 안 합니다(웃음). 약간 그런 느낌 있죠. 농구뿐 아니라 영화 등 이런 걸 볼 때 가끔 사담 나눌 때가 더 재미있을 때 있잖아요. 저희도 그런 느낌으로 준비해요. 그리고 이제 스포츠면 스포츠 하나만 보고 중계하는 시절이 지난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유튜버로서 역량 넘치는 조현일 해설위원님은 툭 하면 재밌는 유머들이 쏟아져요. 그래서 편해요.
현일_앞서 언급했듯 전 정용검 캐스터 중계를 즐겨봤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한테는 이런 농담을 해도 되겠구나, 이런 확신이 있죠. 성향이 좀 맞지 않거나 혹은 좀 진지한 사람이 내 옆에 있었다면 이런 농담을 하지 못했을 거예요(웃음).

서로에게 가져오고 싶은 능력 하나가 있다면요?
용검_저는 일단 농구 지식이요. 조현일 해설위원님은 NBA랑 KBL을 다 아우르는 정보를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선수들이 그냥 막 뛰어다니는 게 아니라 정해진 움직임이라는 걸 상황에 맞게 설명해 주시거든요. 플레이의 가치를 올려주시죠. 저는 NBA를 잘 몰라요. KBL도 역사, 기본적인 지식 정도만 알고 있어요.
현일_친화력, 인싸 기질? 정용검 캐스터가 보면 선수들한테 되게 부담 없이 잘 다가가요.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그게 현장에서 캐스터, 해설위원들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이 아닐까 싶어요. 배우고 싶은 능력이에요.
용검_전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해야 된다고 배웠어요. 현장에서 살아있는 정보를 얻어 전달해야 했거든요. 조금 더 나가서 선수의 사적인 이야기까지 팬분들이 알 수 있게 된다면 더 친근하게 느끼실 수 있어요.

두 분의 농구 실력은 어느 정도 인가요.
용검_전 농구 중계하다가 더 잘하고 싶어서 지인들과 함께 연예인 농구팀을 만들어 활동한 적도 있어요. 대회도 나가고 그랬는데 전 잘 못해요(웃음). 근데 조현일 해설위원님은 진짜 잘해요. 일반인 수준에서 생각하면요.
현일_과찬입니다(웃음). 전 농구하는 걸 좋아했어요. 정용검 캐스터처럼 농구를 더 알고 싶어서 스킬 트레이닝까지 받아봤어요. 해보니까 얼마나 어려운 운동인지 알 것 같더라고요. 저처럼 입으로 밥 먹고 사는 사람들은 말조심 해야 하는구나 느꼈죠(웃음).
사적으로는 많이 만나시는 편인가요?
용검_아유 옛날에나 중계 끝나고 술 한잔씩 했는데 지금은 못 해요. 몸이 못 따라와요. 너무 안 좋아요(웃음). 그래서 밖에 잘 안 나가요…
현일_일단 정용검 캐스터가 최강야구 때문에 너무 바빠요(웃음). 아시잖아요. 인기 장난 아니에요. 최소 두 달 전에는 연락해야 만날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하하.
직업 만족도는 어떤가요?
용검_전 100점 만점에 100점입니다. 캐스터라는 직업이 저랑 정말 잘 맞아요. 여러 가지 중계하는데 100점. 아! 99점. 출장 다니는 데 요즘에 날씨가 너무 추워요(웃음).
현일_저도 감사하죠. 농구만으로 먹고 살기가 사실 쉽지 않습니다. 운이 많이 따른 것 같아요. 주변에서 힘들지 않냐? 어떻게 그렇게 일을 하냐라고 이야기 해주시는데 그런 말이 와닿지 않아요. 너무 재밌고 행운,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농구장 올 때마다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용검·현일_둘 다 농구장이 2층까지 찼으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 농구 인기가 없다고 하는데 현장 가면 전혀 아니거든요. TV에서 볼 때와 현장에서 볼 때 가장 온도 차이가 큰 게 농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만큼 팬들이 좋아할 만한 경기를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농구 관련해서 던지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요?
용검_우리 농구계가 변화에 대해서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였으면 해요. 전체적으로 파격적인 변화가 필요할 것 같아요. 우리만의 리그가 되면 안 되는 거잖아요.
현일_긍정적인 흐름을 주도하는 사람들의 파워가 커졌으면 해요. 물론 쉽지 않겠지만요. KBL만의 특성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무조건 FIBA(국제농구연맹) 룰을 따라가지 않고 독창적인 룰을 가미해도 된다고 봅니다. 대표적으로 요즘 속공을 파울로 다 끊어버려요. 중계하다가 그러면 맥이 풀리거든요. 할 말이 없어요. 팬들이 어떤 농구를 좋아하지? 좀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물론 많은 생각 하시고 계시겠지만요.
#사진_문복주, 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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