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을 찾지 못한 맘스터치가 외형을 키우며 내실 다지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수합병(M&A) 시장 한파로 매각에 실패한 케이엘앤파트너스가 투자금 회수를 위한 기업 가치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법인 맘스터치 재팬은 이달 초 현지 기업 도어스와 프랜차이즈 가맹 계약을 체결하고, 이외에도 복수의 현지 기업과 법인 가맹 계약 협의를 마쳤다. 연내 일본 핵심 상권을 중심 가맹점 30개 개설을 목표로 현지 가맹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맘스터치는 현재 태국과 몽골, 일본, 라오스에서 가맹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앞서 2016년 대만을 시작으로 미국(2017년), 싱가포르·필리핀(2019년)에 진출했지만 시장 안착에 실패해 철수했다. 태국의 경우 마스터 프랜차이즈(MF) 계약을 맺은 현지 관계사에 지난해 사업을 매각한 뒤 MF 계약은 유지하고 있고, 라오스는 작년 10월 MF 계약을 맺고 본격화하는 단계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지난해 시부야 맘스터치가 일본 외식 시장 내 빠르게 안착한 만큼 올해는 본격적인 가맹사업 통해 성과가 가시화되는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맘스터치가 해외 사업을 키우는 건 몸값을 불리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19년 맘스터치 창업주 정현식 회장의 지분 56.8%(현재 100%)를 1937억원에 샀다. 이후로 기업 가치를 올려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맘스터치는 2022년 M&A 시장 매물로 나왔으나 인수 협상 단계에서 불발됐다. 이때 맘스터치의 몸값은 1조원 규모로, 업계 안팎에선 매각 희망가가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시 버거킹과 맥도날드, KFC 등 동종업계 경쟁사가 매물로 나왔다는 점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맘스터치는 무리한 매각보다 외형 확장과 수익성 강화로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국내에선 기존 골목상권에 위치한 가맹점을 핵심 상권으로 이전해 출점하는 '리로케이션' 전략과 맘스피자 '숍앤숍' 리뉴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실제 맘스터치는 지난해 저매출 및 노후 가맹점 매장 10개점을 이전 출점했는데, 이들의 월평균 매출 증가율은 265%에 달했다.
맘스피자는 맘스터치가 2023년 피자 브랜드 '피자헤븐'을 인수한 후 지난해부터 가맹 사업을 시작했다. 숍인숍은 기존 맘스터치 가맹점주가 희망할 경우 기존 매장에서 맘스피자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원재료 매입 가격 등을 낮춰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노릴 수 있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올해 50개점을 목표로 리로케이션 및 리뉴얼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들어선 프리미엄 신메뉴도 내놓고 있다. 맘스터치는 유명 셰프인 에드워드 리 셰프가 직접 개발한 레시피를 담은 '에드워드 리 셰프 컬렉션' 버거 2종과 치킨 1종을 내달 말부터 전국 가맹점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가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셰프와 협업한 제품인 만큼 고가의 프리미엄 라인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 강화를 위한 가격 인상도 꾸준했다. 맘스터치는 2023년 2월부터 작년 10월까지 4차례 가격을 올렸는데, 대표 제품인 '싸이버거' 가격이 3800원에서 4600원이 됐다. 특히 작년 10월은 맘스터치가 가맹점주에 과도한 이익을 취한다며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적받기도 했다.
실제 맘스터치의 영업이익률은 2023년 연결 기준 16.5%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기간 경쟁사 영업이익률을 살펴보면 버거킹 3.2%, 롯데리아 2.3%, 맥도날드는 적자로 운영되고 있다.
일각에선 케이엘앤파트너스가 이미 엑시트 작업에 착수했다는 시선도 있다. 케이엘앤파트너스는 2023년 맘스터치에 대한 유상감자(210억원)와 현금 배당금(660억원)으로 800억이 넘는 자금을 챙긴 바 있다. 통상 사모펀드의 프랜차이즈 재매각 시점은 5년으로 보고 있는데, 인수 5년차를 넘긴 시점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는 행보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