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내 디지털전환(DX) 중시되며 복합기 시장도 변화
단순한 출력 성능 외에 보안·자동화 시스템 중요해져
최근 전자기업들이 '기업 내 디지털전환(DX)'에 힘을 실으면서, 기업용 복합기 시장에도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시장 규모나 플레이어가 크게 변동이 없는 시장이지만 한편으론 문서와 IT 서비스를 연계할 수 있는 분야인 덕분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복합기 제조사들은 기존 프린터 자체의 하드웨어적 측면보다 소프트웨어 및 부가 기능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업용 프린터·복합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률 자체는 미미한 탓이다. 이미 일정 부분 포화 상태라는 점에서 색다른 수익원을 찾아야한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현재 후지필름BI, 엡손, 캐논코리아, 신도리코, HP 등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가정용보다 기업용 시장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가정용에 비해 규모나 마진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향후 유지 보수 수익도 꾸준히 거둘 수 있어 이는 업체들에게 매력적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엔 단순하 하드웨어적인 기능보다 소프트웨어적인 솔루션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읽히고 있다. AI(인공지능) 성장으로 기업 내에서 클라우드 및 업무 자동화 솔루션 환경이 구축되면서 보다 세부적이고 체계적인 문서 관리가 필요해졌고 개인정보보호가 중요시되며 문서 관련 보안도 중요해진 탓이다.
더이상 복합기의 성능이 아닌, 출력 관리 서비스 등에 구매 기업들이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주요 복합기 제조사들은 프린팅 솔루션이 강화된 MFP(Multi function printer)에 주목하고 있는 배경이다. 스캔화된 텍스트를 자동 인식하는 광학 문자 인식, 혹은 스캔 문서를 MS오피스 파일 형식으로 저장하는 등의 첨단 기능 탑재 유무도 관건이다.
최근 한국후지필름비즈니스이노베이션(이하 한국후지필름BI)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국내 기업들에게 최첨단 컨설팅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디지털 전환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을 위해 전국에 분포된 복합기·프린터 서비스 인프라와 전문 인력을 활용해 고객맞춤형 DX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다.
한국후지필름BI는 클라우드 기반 협업 플랫폼 '후지필름 IW프로'를 선보이고 있다. IW프로는 종이·이메일 등으로 이뤄지던 사내외 커뮤니케이션을 클라우드에서 수행하는 환경을 제공한다.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IT 엑스퍼트 서비스(ITESs)'도 운영 중이다.
맞춤형 보안 솔루션도 내놓고 있다. 한국후지필름BI는 지난해 업계 최초로 복합기 사용자 보안에 특화된 안면 인식 리더기 '케이제이 페이스 리더'를 출시한 바 있다.
한국엡손 역시 잠재력이 큰 한국 시장에서 디지털 전환을 앞세워 기업과 협업하겠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다. 창립 80주년을 맞은 만큼 엡손은 친환경 분야에도 힘을 싣고 있다. 최근에는 인쇄 과정에서 열을 쓰지 않고 잉크를 분사해 출력하는 '히트프리' 기술이 탑재된 신제품 A4 라인헤드 비즈니스젯 컬러복합기 ‘AM-C400’를 내놨다.
일반 A3 레이저 복합기와 비교해 소비전력과 탄소배출량을 60~70% 가량 줄였다.아울러 텍스타일용 대형 프린터 신제품인 ‘SC-F9540H’는 본체의 30% 이상을 재사용 가능한 플라스틱으로 구성한 친환경 제품이다. 엡손은 이를 통해 기타 제조사들의 신제품과 차별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시국 재택근무 등이 확산되면서 업무 환경이 바뀌었다가 다시 재택 문화가 축소되고, 동시에 AI 산업 변화 등으로 인해 업무 자동화 시스템 등이 중요시되면서 복합기 시장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며 "특히 한국 시장에서 중소·중견기업들의 디지털 전환(DX) 속도가 더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는 충분히 성장이 가능한 시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