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과 맞바꾼 가족의 목숨… 방에서 '동반 자살 모의 실험'까지

2025-09-08

46억원의 돈에 눈이 멀어 가족의 목숨을 희생시키고, 동반 자살로 위장하려 한 아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5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4’에서는 전 전주 덕진경찰서 형사과장 한달수 경정, 과학수사대(KCSI) 윤외출 전 경무관, 김진수 경감, 대전 유성경찰서 청소년 보호계 학교 전담 경찰관 박성수 경위가 출연해 수사 일지를 펼쳤다.

이날 소개된 사건은 한 남성의 “살려달라”는 한 마디 신고로부터 시작됐다.

신고를 받고 향한 집 안에는 매캐한 냄새와 뿌연 연기가 가득했으며, 신고자는 현관 입구에 이불을 뒤집어쓴 채 쓰러져 있었다.

신고자가 급히 병원으로 이송된 가운데, 집 안에서는 중년 부부와 또 다른 젊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고 연탄 화덕도 두 개나 발견됐다. 사망한 세 사람은 신고자의 가족이었고, 병원으로 이송된 이는 둘째 아들이었다.

아버지와 첫째 아들의 휴대폰에서 지인들에게 신변 정리를 뜻하는 메시지가 발견돼 일가족 동반 자살의 가능성이 있었지만, 어딘가 이상한 점이 있었다.

두 사람의 메시지 발송 시간에는 큰 시차가 있었고, 부부에 방에서는 화덕이 서랍 위에서, 형제의 방에서는 행거 아래에서 발견됐다.

이는 일반적인 동반 자살 현장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각 방의 연탄을 피운 시간도 달랐다. 가족들에게는 수면제 성분도 검출됐다.

병원에 이송된 둘째 아들은 통곡하며 형과 늦게까지 음주한 뒤 귀가했고, 형이 따라준 우유를 마시고 잠든 뒤 깨어났더니 집 안에 연기가 가득했으며 간신히 신고했다고 말했다.

또, 형이 최근에 가게 장사가 잘되지 않아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말했으며, 첫째 아들의 차에서는 연탄, 번개탄, 화덕이 들어갈 만한 가방 등이 발견됐다.

그러나 주변에 따르면 아버지는 콩나물 공장을 10년 넘게 운영하며 매출도 좋았고, 최근 땅을 알아볼 정도로 여유가 있었다.

첫째 아들의 여자친구 역시 가게도 잘 되고 있고 자신과 결혼 준비를 하고 있었다며 메시지가 조작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둘째 아들의 119 신고는 처음이 아니었다. 사건 발생 22일 전, 그는 집에 가스가 샌 것 같고 어머니가 쓰러졌다며 신고를 했다. 잠자던 아버지가 일어나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대피했고, 확인 결과 가스 시설에는 이상이 없었다.

차량 수색을 시도했지만 둘째 아들은 차 키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고, 장례 중 세차를 해 증거를 인멸했다. 그러나 조수석 바닥과 트렁크 안에 있던 슬리퍼에서 연탄 가루가 나왔다.

둘째 아들의 친구는 “가족의 죽음에 대해 뒤집어쓴다”는 말에 세차를 도왔고, 방을 청소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가 술자리에서 자백을 들었다며 수사팀에 알렸다.

조사 결과 둘째 아들은 살인을 준비하며 원룸에서 실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된 둘째 아들은 반성 없이 파렴치한 변명에 급급했고, 부모님이 자주 싸웠고, 아버지에게 맞고 자랐으며, 부모님은 부동산 사기를 당했고, 형은 식당도 안 돼서 이럴 바엔 죽는 것이 낫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변 진술은 정반대였고, 그는 카메라 앞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가 많이 보고 싶다 말해 모두를 경악하게 했다.

그는 가족 사망 시 26억 원의 보험금과 부모님의 재산 20억 원을 가질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둘째 아들은 총 45알의 수면제를 친구 이름으로 처방받았으며 연탄가스 냄새에 사람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 직접 맡아보기도 하고, 살아있는 새를 대상으로 실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정문 온라인 뉴스 기자 moon7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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