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오염, 인류 건강 위협해.. ‘플라스틱과 건강 카운트다운’ 출범

2025-08-06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이 인간과 야생동물, 지구 생태계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경고가 나왔다. 국제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리고, 이를 체계적으로 추적하고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 협력체 ‘플라스틱과 건강 란셋 카운트다운(Lancet Countdown on Health and Plastics)’의 출범을 공식화했다.

보고서는 지난 8월 4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발표 행사에서 소개됐다. 하이델베르크대학교(독일)의 역학자이자 수학자, 통계학자인 요아킴 록뢰브(Joacim Rocklöv) 교수는 공동 의장으로서 이 프로그램의 비전을 공유했다. 이번 카운트다운은 플라스틱 오염 현황과 건강 피해, 그리고 대응 조치를 문서화하는 글로벌 과학 협력 프로젝트다.

과학자들은 현재까지 약 80억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으며, 플라스틱 생산은 여전히 증가세에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플라스틱 산업은 브라질 전체보다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으며, 미세 및 나노 플라스틱 입자와 플라스틱 화학물질은 인간은 물론 지구의 외진 지역과 해양 생물, 육상 동물의 몸속에서도 검출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플라스틱 오염이 영유아기부터 노년기까지 광범위한 건강 문제와 사망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취약 계층에 더 큰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전체 플라스틱 화학물질 중 75%가 안전성 검증조차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보 격차와 규제 공백도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기 위한 글로벌 협약을 논의하기 위해 8월 5일부터 14일까지 유엔 회원국 대표단이 제네바에 모였다. 과학자들은 이 협상에 앞서 카운트다운 출범을 발표하며, 정책 결정자들에게 과학 기반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록뢰브 교수는 “플라스틱 오염의 건강 영향이 이미 심각한 수준”이라며 “지금 결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플라스틱 오염이 기후위기, 모기 매개 질병, 항생제 내성 등 다른 글로벌 건강 위기와 교차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보고서 공동 책임자인 하이델베르크대학교의 생태 역학자 마리나 트레스코바(Marina Treskova) 박사는 “플라스틱과 건강 문제는 고립된 사안이 아니라 복합적 위기의 일면”이라며 대응의 통합적 접근 필요성을 강조했다.

‘플라스틱과 건강 카운트다운’은 플라스틱 생산, 노출, 건강 영향, 개입 및 참여라는 4개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별 대표성과 과학적 타당성을 갖춘 지표를 마련해 지속적으로 보고할 계획이다. 록뢰브 교수는 “독립적인 데이터 제공을 통해 공중보건을 위한 결정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미국 보스턴칼리지, 모나코 과학센터, 호주의 민더루 재단 등의 후원과 협력으로 진행되며, 기후변화와 건강을 다뤄온 ‘란셋 카운트다운’의 활동 방식과 유사한 구조를 갖는다. 현재 기후변화 카운트다운에는 약 300명의 과학자들이 참여하고 있다.

한편, 록뢰브 교수는 하이델베르크대학교의 훔볼트 석좌교수로서, 동일 대학 병원 및 글로벌보건연구소, 과학컴퓨팅센터 등에서 기후·환경 변화가 공중보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 그는 유럽판 ‘기후변화와 건강 란셋 카운트다운’ 공동 책임자이자 이번 ‘플라스틱과 건강 카운트다운’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다.

트레스코바 박사 역시 하이델베르크대학교의 플래그십 프로젝트 책임연구자이며,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록뢰브 교수와 함께 ‘기후변화 및 플라스틱 오염에 의해 촉진되는 수계 내 항생제 내성 확산 억제를 위한 지역사회 기반 개입 프로젝트(TULIP)’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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