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황홀한 바다…잊혔던 ‘빛의 대가’ 회화 100점

2024-10-17

호아킨 소로야 인생의 그림

블랑카 폰스-소로야 지음 | 강경이 옮김

에이치비프레스 | 224쪽 | 5만원

빛의 화가 클로드 모네가 ‘빛의 대가’라고 치켜올린 화가가 있다. 스페인 지중해의 부서지는 햇빛과 일렁이는 물결을 눈부시게 그려낸 호아킨 소로야(1863~1923)다. 그는 생전에 4000점에 이르는 작품을 남겼으며 당대 스페인을 넘어 유럽과 뉴욕에서 명성을 날렸지만 사후 100년 동안 거의 잊혔다. 2009년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에서 열린 소로야 회고전엔 46만명이 찾았는데, 10년 동안 가장 많은 관람객 수를 기록했다.

소로야의 증손녀이자 미술사학자인 블랑카 폰스-소로야는 소로야의 작품 가운데 걸작 100점을 추리고, 소로야가 아내와 주고받은 편지와 사진자료를 정리해 소로야의 삶과 예술을 집대성했다. 고화질의 아트북에 소로야의 뛰어난 그림과 인생이 생생하게 담겼다.

소로야는 ‘빛의 대가’이자 ‘바다의 대가’였다. 자연주의 화풍의 전통 속에 있던 소로야는 야외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풍경을 그리던 외광파 화가에 속하기도 한다. 빛과 풍경의 포착에 집중했던 소로야는 인상주의와도 연결되지만, 그와는 다른 독자적인 빛의 세계를 일궈나간다.

빛과 바다가 만났을 때, 소로야의 그림은 가장 아름답게 반짝인다. 고향 발렌시아의 지중해변에서 물고기를 잡고 그물을 꿰는 어부들의 모습, 해변에서 노니는 아이들의 모습을 그는 생동감 있고 아름답게 포착한다. 윤슬의 반짝임, 젖은 피부에 햇빛이 반사돼 윤기 있게 빛나는 모습, 깔깔대는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 살아 있는 표정과 움직임…. 그의 그림에선 따사로운 햇빛과 짭조름한 해풍까지 느껴진다. 소로야는 “바다는 얼마나 근사한 파랑인지요! 빛의 움직임은 황홀합니다. 바다가 반사하는 천개의 색…”이라고 말했다.

해변의 어부들을 그린 그림에선 고된 바다 일의 노고, 민중들의 생활상이 핍진하게 담겼다. 소로야가 그린 가족 그림, 인물화, 정원화, 풍경화도 함께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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