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이긴다’ 요르단 기자들의 자신감은 어디서?…“아시안컵 2대 0 이겨봤잖아!”

2024-10-10

"코리아? 아시안컵! 투 제로(2:0)!" 한국 기자를 마주한 요르단 현지 기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한국을 무조건 이긴다'고 말하는 이들의 자신감은 언제나 '아시안컵의 승리'에서 비롯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우리 축구 대표팀은 어제(현지시간, 9일) 오후 5시부터 1시간 동안 경기 전 마지막 공식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 초반 15분이 취재진에게 공개됐는데, 20여 명가량의 요르단 현지 기자들이 모여 열띤 취재 경쟁을 펼쳤다.

전세기를 이용해 경기 전날 밤늦게 요르단에 도착한 다른 취재진을 제외하면, 현지 훈련부터 공식 기자회견까지 참석해 취재하는 한국 기자들은 3명뿐이었던 상황. 요르단 기자들의 관심은 한국 팀의 훈련을 넘어, 다가오는 경기에 대한 한국 기자들의 생각으로 쏠렸다. 한 요르단 방송사에선 한국 기자 3명 모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경기 전 마지막 공식 훈련을 취재하러 온 요르단 현지 방송사 기자

KBS도 역으로 요르단 현지 기자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본인을 스포츠 해설가이자 방송 기자로 소개한 아흐마드 칼릴레는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MBC(Middle East Broadcasting Center) Jordan 방송사의 기자였다. 10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 취재를 위해 한국에 와본 적 있다는 아흐마드는 홍명보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선수로 뛰었다는 사실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요르단과 한국 두 팀에게 모두 힘든 경기가 될 것 같아요. 한국은 우선 지난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에게 2대 0으로 패배한 전례가 있죠! 요르단도 에이스 공격수 알 타마리가 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야잔 알나이마트는 출전 가능성이 반반이에요. 그런데 한국 팀도 주장 손흥민이 부상으로 빠졌죠. 결국 두 팀 모두에게 어려운 상황인데, 3차 예선 B조에서는 요르단, 이라크, 한국 3파전이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 이기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매우 유리하다고 봅니다. 매우 중요한 경기가 될 거예요."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팀이 승리할 것 같은지 묻자, 그는 "당연히 요르단"이라고 말했다. 예상 스코어는 1대 0, 호쾌하게 웃으며 "골은 누가 넣든 상관이 없고 그저 이기면 된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이 빠진 상황에서도 한국엔 유명한 선수들이 많고 유럽에서 뛰고 있는 선수층이 많다는 점도 인식하고 있었다. 다른 선수 누구를 알고 있는지 물었더니 "마인츠에서 뛰고 있는 선수(이재성)를 눈여겨 보고 있다"고 했다. 또 "나는 선수 이름을 알지 못하는데, 요르단 감독은 등번호 6번 선수(황인범)를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의 훈련 공개 시간이 끝나고, 요르단 팀의 훈련은 언제냐고 물으니 '이미 한국 팀 앞에 했다'고 답했다. 보통 A매치의 경우 경기 전날 공식 훈련은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모든 취재진에게 공평하게 공개되는데, 요르단은 의도적으로 한국 취재진에게 전력을 숨기는 듯한 의도가 엿보였다.

요르단 선수들의 훈련도 봤다는 아흐마드는 "알타마리는 훈련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내일 나올 수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요르단 메시'로 불리는 에이스 알타마리는 지난달 초 오만과 경기 도중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는데도 10월 A매치 소집 명단에 포함됐는데, 한국으로선 알타마리의 출전 여부를 두고 촉각을 곤두세우던 상태였다.

그럼 자말 셀라미 감독이 왜 알타마리를 명단에 올린 건지 묻자 "명단 발표 당시엔 현시점에서 부상에서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 걸 수도 있고, 당장 한국 경기가 아니더라도 15일에 있을 오만전 출전까지도 내다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타마리와 비슷한 시기에 갈비뼈 골절 부상을 입은 야잔 알나이마트는 어제 공식 팀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고 했다. 아흐마드는 "알나이마트의 경우 소속팀을 통해 부상 회복 정도에 대한 확인을 받고 대표팀에 소집됐다"고 귀띔했다.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의 '역습 축구'에 무릎을 꿇어야 했던 대표팀으로서는 알타마리의 부상이 반가운 소식일 수 있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충격의 0대 0 무승부를 기록했던 팔레스타인전과 후반 막판 손흥민의 골 전까지 답답한 흐름이 이어졌던 오만전을 되새겨본다면, '강호' 요르단을 잡기 위해서는 이제 플랜B 그 이상으로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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