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속 히어로 캐릭터 '캡틴 아메리카' 복장으로 중국 대사관과 경찰서에 난입을 시도했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 안병희 씨(42)가 어떻게 '중국 간첩 99명 체포설' 보도를 유도했는지 설명하며 모두를 속였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7일 방송된 KBS '추적60분'에서 안 씨는 100달러 정도로 제작할 수 있는 코스프레 분장용 소품 CIA 신분증을 보여주며 "이런 건(신분증) 위조할 수 있다. 충분히 가질 수 있는 거다. 만들어 주는 곳이 있다. 미국에 가면 있다"고 말했다.
"일반 국민을 속인 게 아니라 정치인을 속였다"고 과시하는 안 씨에게 PD가 "주변에 속은 사람이 누구라고 생각하냐"고 묻자, 그는 "전부 다 속았다"며 "(중국 간첩 99명 체포설을 보도한) 스카이데일리 기자도 속았고, 제가 (스카이데일리) 기사 보여주면서 얘기했던 모든 사람이 저한테 속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 민경욱 의원과 황교안 전 총리도 마찬가지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 저한테 다 속은 것"이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정보기관 사람까지 속을 정도면 오히려 그게 더 저한테는 좋은 그림 아닌가요? 그만큼 (제가) 더 똑똑하다는 얘기니까요. 거짓말해서 속일 수 있을 정도의 능력이라면 바로 어디 정보기관도 바로 데려갈 수 있을 정도의 인재가 된다는 거다. 아닌데도 다 속였으니까"라며 웃었다.
그는 "(나한테) 다 속아서 (제가) 여론 조작까지 성공했잖아요. 아니, 조작이 아니고 제가 여론 형성에 성공했잖아요"라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안 씨는 사기극을 벌인 이유에 대해 "우파에게 희망 주는 기사들을 내보내서 우파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게 한 거다. '미국이 그래도 우리를 도와주고 있구나' '미국이 대한민국의 부정선거를 밝히려고 하는구나' 이런 희망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 씨는 앞서 스카이데일리 허 모 기자에게 CIA 가짜 신분증을 보여주며 지난 1월에 보도된 '중국 간첩 99명 체포설' 기사화를 유도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안 씨는 미국 국적이 아닌 육군 병장으로 제대했으며 미국에 입국한 적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뉴스1>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