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꺼낸 ‘중간계선’···‘두 국가 선언’ 후 새롭게 주장하려는 경계선일까

2025-04-26

신형 구축함 두고 “중간계선해역서 운용” 언급

NLL 인정 안 하는 북한, ‘서해 경비계선’ 주장해와

의미 불분명한 표현…“NLL 무력화 의도” 분석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신형 구축함 진수식에서 “함선들을 중간계선 해역에서 평시 작전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간계선’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한 것이다. 북한이 남·북을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한 이후 새롭게 주장하려는 남북 해상경계선을 의미하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지난 25일 남포조선소에서 5000t급 신형 구축함 ‘최현함’의 진수식을 열었다고 26일 보도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한 압록강급 호위함(약 1500t급)보다 훨씬 큰 크기다.

김 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최현함이)내년 초 해군에 인도돼 작전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며 “이와 같은 다목적구축함 건조계획 사업들을 연차별로 실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이러한 함선들은 연안방어수역과 중간계선해역에서 평시 작전운용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또 “부득이한 필요 상황이 도래한다면 가장 강력한 군사적 힘의 선제적 적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선제 공격력의 작용범위는 그 어디, 어느 계선까지라고 국한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언급한 ‘중간계선’이라는 표현은 이번에 처음 등장했다.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남북 해상경계선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북한은 2004년 4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이래 ‘서해 경비계선’을 주장해왔다. 이는 NLL보다 남쪽에 그어 놓은 선이다. 2022년 10월 북한 상선이 NLL을 침범했다가 한국 군의 경고사격을 받고 퇴각한 사건 당시 북한은 ‘해상군사분계선’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이는 당시 서해 경비계선을 일컫는 것으로 해석됐다.

중간계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없어 그 의미는 불확실하다. 그러나 2023년 12월 김 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선언한 이후 새롭게 주장하려는 해상경계선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군 관계자는 “국제법(유엔해양법협약)에 따라 국가 간 12해리 영해가 중첩될 때 중간에 긋는 선을 중간계선해역이라고 한다”며 “북한이 그에 따른 경계선을 주장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에는 무력도발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간계선의 의미는 불분명하지만, 적어도 NLL 인근에서 남북 간 무력충돌 위험성이 커지는 신호로 풀이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중간계선은 NLL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 북한이 ‘어느 계선까지라고 국한되지 않는다’고 언급하면서 NLL을 무력화 하려는 의도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대남 군사적·정치적 메시지를 내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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