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그리고 마무리

2024-12-23

김희운, 시조시인

눈이 오면 서귀포를 오가는 도로가 통제되고 비행기가 결항되거나 지연 운항돼 불편이 야기된다.

오늘은 크리스마스이브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기원하며 설렘이 가득했던 기억이 있다. 왜 그랬을까? 딱히 그 이유는 모르겠다. 누군가는 크리스마스의 색깔을 빨간색, 녹색, 흰색이라고 했다. 빨간색에서 생명을, 녹색에서 평화를, 흰색에서 순수를 찾는다고 한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염원했던 마음이 순수 그 자체여서 그런가, 그냥 분위기에 휩쓸린 것 같기도 하지만 이왕이면 주변이 온통 하얗고 크리스마스송이 흘러나오는 그런 낭만적인 크리스마스를 꿈꾸며 들떴던 것 같다.

크리스마스는 영어로 ‘그리스도’(Christ)의 ‘미사’(mass)를 의미한다. 신자들은 12월 25일을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일로 정해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구원의 의미를 생각하고 신앙심을 다지며 교회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계기로 삼았다.

이제는 연말의 이미지와 덧대면서 축제의 날이 됐다. 상업적인 요소와 문화적인 변화가 더해져서 선물을 주고받거나, 카드를 보내거나, 트리를 만들고 장식하기도 한다. 지금의 모습을 보면 본질적인 크리스마스의 의미보다는 놀이와 상업화에 너무 빠져 있는 것 같다.

2024년 갑진년이 이제 일주일 남았다. 1월은 한해를 계획하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희망의 시기라면 12월은 그 다짐을 끝내고 마무리하는 소중한 시기라 하겠다. 언제나 그렇듯 계획하고 다짐한 것을 어느 정도 실천했는지 생각해보면 궁색하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하기가 어렵지, 일단 시작하면 일을 끝마치기는 그리 어렵지 아니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시작만 하고 마무리를 못하더라도 그래도 시작은 했기에 위안이 될 수도 있기에 하는 말이다.

첫눈, 첫날, 첫사랑 등. 처음을 늘 얘기하면서도 끝을 얘기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시작은 설렘이며 설렘은 경험하지 못한 일을 처음 접해서 그렇다. ‘첫’은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끝과 마무리는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 언제가 끝이고 마무리인지 모르니 그런가, 필자 역시 끝을 깊게 생각해 보지는 않았다.

‘시작한 일은 끝을 보라’라는 속담처럼 한번 시작한 일은 끝까지 해야 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그 끝은 마무리돼야 한다. 마무리는 일의 끝맺음이기에 시작하는 마음도 중요하지만 마무리하는 마음도 중요하다.

성인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가르침을 줬다. 부처는 “작은 일이라도 선한 것이 못 되면 행하기를 두려워하고 좋은 일이라 생각되면 망설이지 말고 행하라.”고 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처럼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있고 슬픈 일도 있기 마련이다. 모두 다 자기 삶의 일부다.

올 한해 잘 살았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아내의 핀잔을 들으며 열심히 살았다. 을사년도 그럴 것이다.

올 한해 해보고 싶으신 일들은 모두 마무리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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