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프랜차이즈 실태조사
가맹점 평균 영업이익률 8.7%
‘앱 수수료’ 비중은 10.8% 차지
매출 절반 발생 탓 의존도 높아
市, 하반기 ‘상생지수’ 개발 계획
서울에서 10년째 치킨 가게를 운영 중인 A씨는 점점 늘어나는 배달앱 수수료 부담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수수료를 정산한 후 남는 이익이 점차 적어지고 있어서다. 하지만 매출 대부분이 배달앱을 통해 발생하기 때문에 A씨는 ‘울며 겨자 먹기’로 배달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배달 플랫폼에 묶인 소상공인의 이 같은 현실은 서울시가 26일 발표한 프랜차이즈 가맹점 186개소의 매출·영업비용 실태조사 결과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는 판매 정보 관리(POS) 시스템 데이터(2023년 10월∼2024년 10월)의 매출데이터를 바탕으로 매출 발생 유형, 배달 플랫폼 수수료율, 영업이익 및 영업비용 구성 등을 분석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치킨, 햄버거, 커피 등 프랜차이즈 가맹점들은 매출의 48.8%가 배달 플랫폼을 통해 발생했다. 특히 치킨과 햄버거 업종은 배달 플랫폼 매출이 각각 75.7%, 51.7%로 높았다. 반면 커피는 배달 플랫폼 매출이 19%, 매장 매출이 69.4%로 상대적으로 배달 플랫폼 매출 의존도가 낮았다. 배달 플랫폼 매출 증가는 수수료 부담으로 직결돼 지난해 10월 기준 배달 플랫폼 매출 중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율은 24.0%로 1년 전(2023년 10월) 17.1% 대비 6.9%포인트 상승했다.

영업비용 중 배달 플랫폼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0.8%에 달했다. 특히 치킨 업종의 경우 플랫폼 수수료가 17.5%로 인건비 15.2%를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평균 영업비용은 재료비가 49.5%로 가장 많았고 인건비 17.6%, 플랫폼 수수료 10.8% 순이었다.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높을수록 영업이익률은 낮았다. 가맹점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8.7%로 나타났으며 커피(9.5%), 햄버거(9.4%), 치킨(6.5%) 업종 순으로 확인됐다. 시는 “점주 인건비를 제외한 기준으로 분석된 것이므로 실제 체감 수익은 이보다 더 낮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선물하기 등으로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모바일상품권의 평균 수수료율은 7.2%였다. 가맹점주의 절반(42.5%)이 수수료를 전액 자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모바일상품권 민관협의체는 ‘카카오 선물하기’의 우대수수료 제도 도입을 발표했지만, 이 제도는 가맹본부와 점주가 수수료를 5대 5로 분담하는 경우에만 적용된다.
시는 올해 하반기 중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구조와 거래 모니터링을 위한 ‘배달플랫폼 상생지수’를 개발할 계획이다. 가맹점주 100명으로 구성된 ‘배달플랫폼 상생 모니터링단’도 운영하고 모바일상품권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명선 시 공정경제과장은 “배달 및 모바일상품권 수수료는 수년 전부터 논란이 되어왔으나 1년여의 실제 매출데이터를 분석·연구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으로 공정한 온라인플랫폼 거래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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