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을 넘어야 산다…K-프랜차이즈의 전략적 이동

2025-11-12

국내는 좁고, 해외는 열렸다…K-브랜드 탈(脫)내수 전략

K-푸드의 두 번째 도전…이번엔 ‘현지화 아닌 중심 이동’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국내 시장이 포화하면서 성장에 한계를 느낀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카페, 베이커리, 치킨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투썸플레이스는 내년 미국에 첫 직영점을 연다. 과거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뒤 4년 만의 재도전이다. 이번엔 현지 파트너에 의존하지 않고 본사가 직접 매장을 설계하고 운영하기로 했다.

국내 카페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다. 프리미엄 브랜드 간 경쟁이 심해졌고 매장 하나를 추가로 낸다고 해서 전체 매출이 늘지 않는다. 투썸의 미국 진출은 단순 확장이 아닌 포화된 내수 구조 속에서 브랜드가 생존할 수 있는 '다음 성장 서사'를 찾는 시도로 해석된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는 북미 시장에서 이미 자리를 잡았다. 미국과 캐나다에 약 25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고 텍사스에 2억800만 달러(약 2900억 원) 규모의 대형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은 단순 생산시설을 넘어 전략의 방향을 보여준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을 배로 보내는 시대가 아니라 현지에서 생산해 미국 전역과 중남미까지 공급하려는 계획이다. 파리바게뜨는 이미 '국내 브랜드의 해외 도전' 단계를 지나 해외를 본사의 새로운 중심으로 옮기는 전환점에 서 있다.

교촌치킨은 최근 태국 방콕에 직영 1호점을 열었다. 국내 치킨 시장은 경쟁이 극단적으로 포화돼 있고 배달 수수료와 인건비 부담이 커져 점포당 수익이 줄고 있다. 반면 동남아 시장은 한류 확산과 함께 '한국식 양념치킨'이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교촌은 직영 형태로 진출해 품질과 가격을 본사가 직접 관리하는 전략을 택했다. 현지 고객에게는 '프리미엄 K-치킨'으로, 본사에는 '수익성과 브랜드 통제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릴 수 있는 구조다.

bhc는 인도네시아의 대형 외식기업 나친도 그룹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상반기 자카르타 중심가에 1호점을 열고, 이후 주요 도시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는 2억8000만 명이 넘는 인구에 평균 연령이 낮아 외식 소비가 급증하는 시장이다. 여기에 K-콘텐츠를 통한 한류 열풍이 겹치면서, 한국식 치킨 프랜차이즈가 빠르게 확산할 토대가 마련됐다. bhc는 현지 파트너에게 권한을 넘기는 방식으로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 본사는 로열티와 원부자재 공급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국내 시장이 포화에 이른 만큼 가맹점을 아무리 늘려도 본사 수익 구조가 따라가지 못한다"며 "한류를 통해 높아진 브랜드 신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검증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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