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전에서 해줄 것”…깊은 침묵 빠진 김현수·문보경, 사령탑 믿음에 보답할까 [준PO]

2024-10-07

“3차전은 (문)보경이와 (김)현수가 해줄 것이다.”

문보경과 김현수(이상 LG 트윈스)는 사령탑의 신뢰에 부응할 수 있을까.

염경엽 감독이 이끄는 LG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2차전에서 7-2로 이겼다. 정규리그 3위(76승 2무 66패)의 자격으로 준플레이오프에 나섰지만, 앞서 펼쳐진 1차전에서 2-3으로 무릎을 꿇었던 LG는 이로써 시리즈 균형을 맞추게 됐다.

다만 기쁜 승전보에도 문보경과 김현수는 웃지 못했다. 팀의 핵심 전력이지만, 큰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까닭이다.

먼저 이날 4번 타자 겸 3루수로 나선 문보경은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회말 볼넷을 얻어냈지만, 3회말과 5회말 각각 삼진, 3루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이후 6회말과 7회말에도 타석에 들어섰지만, 투수 플라이, 투수 땅볼로 물러났다. 1차전 4타수 무안타에 이은 도합 8타수 무안타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너무나 빼어난 성적을 거둔 문보경이기에 더 아쉬운 결과물이다. 2019년 2차 3라운드 전체 25번으로 LG의 부름을 받은 뒤 지난해까지 통산 364경기에서 타율 0.289 27홈런 16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7을 써낸 문보경은 올 시즌 LG의 4번 타자 역할을 잘 해냈다. 성적은 144경기 출전에 타율 0.301(519타수 156안타) 22홈런 101타점이었다.

시즌 도중 염경엽 감독으로부터 “1~2년이 지나면 최형우(KIA 타이거즈)급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 경험을 쌓고 있는 과정이다. 내년, 내후년이 되면 3할 이상에 홈런 30개를 치면서 100타점 이상을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는 극찬을 들었던 문보경.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이번 가을야구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김현수의 부진 또한 아쉽다. 지난 2006년 신고 선수로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김현수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볼티모어 오리올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친 뒤 2018시즌부터 LG의 핀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고있는 베테랑 선수다. 올해까지 KBO리그 통산 2081경기에서 타율 0.313(7627타수 2388안타) 249홈런 1432타점 OPS 0.871을 작성했다.

그러나 1차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던 김현수는 2차전에서도 좀처럼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6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2회말과 4회말 각각 유격수 플라이, 2루수 땅볼에 그쳤다. 이후 5회말과 7회말에도 중견수 플라이, 1루수 땅볼로 물러난 김현수다.

하지만 사령탑은 이들의 부진에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냈다. 2차전이 끝나고 만난 염경엽 감독은 “다 잘하면 좋겠지만, 포스트시즌에서 한, 두명은 못하게 돼 있다”며 “3차전은 (문)보경이와 (김)현수가 해줄 것”이라고 두 선수에게 힘을 실어줬다.

1차전에서 5안타 2득점이라는 극악의 득점 생산력을 보였지만, 2차전 들어 10안타 7득점으로 본색을 드러낸 LG 타선이다. 이런 상황에서 문보경, 김현수마저 존재감을 드러낸다면 LG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을 터.

다행히 부활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 문보경은 5회초 2사 후 장성우의 날카로운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낸 뒤 아웃카운트로 연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좋은 수비로 일단 분위기 및 기분을 전환한 장면이었다. 이 밖에 김현수도 5회말 중견수 플라이에 그쳤지만, 좌중월로 향하는 큼지막한 타구를 생산했다. 과연 두 선수가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하며 3차전에서 반등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잠실(서울)=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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