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 높다고 김장배추 수급불안 예단 일러”

2024-09-24

‘올해 김장은 어떡하지…배추 급등세’ ‘김치 없인 못 사는데 어쩌나…공포의 배추값.’ 최근 배추값 상승을 놓고 김장용 배추 수급에 대해 불안심리를 과도하게 자극하는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배추 생육 기간이 아주심기(정식) 후 60일가량으로 비교적 짧은 데다 현재 소비되는 배추와 김장용 배추는 산지가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당장 시세가 높다고 해서 두달 후 수급을 부정적으로 예단하는 것은 시장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전례 없는 9월 폭염에 수급 예측 빗나가=23일 서울 가락시장에선 배추가 10㎏들이 상품 한망(3포기)당 평균 3만5686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9월 평균(1만3087원)보다 172.7%, 평년 9월(1만6888원)보다 111.3% 높다.

배추값은 8월 하순 1만7000원대에서 형성되다 9월 상순 2만원대로 오르더니 추석 휴장 직전인 16일 2만9964원으로 껑충 뛰었고 1주일 만에 3만5000원대로 급등했다. 당초 9월 상순 이후 배추값이 안정될 것이란 전망(본지 8월19일자 6면 보도)을 뒤엎는 흐름이다.

시세가 치솟은 것은 추석 대목을 강타한 이상고온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명배 대아청과 팀장은 “이달 중순까지 전례 없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고랭지 여름배추 작황이 급속히 악화해 출하량이 급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8일 오후, 전국 기상특보 구역 183곳의 91%인 166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시장 반입량도 절반 가까이 줄었다. 추석 전후 7일(13∼20일)간 가락시장에 반입된 배추는 1845t으로 전년 동기(9월25일∼10월2일) 3286t보다 43.9% 감소했다.

이는 관측 기관 전망과도 크게 배치되는 결과다.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9월 엽근채소 관측’을 통해 9월 배추 출하량은 전년 대비 2.0% 감소하겠지만 평년과 비교해서는 8.6% 증가하겠다고 예측했다. 9월 배추 도매가격도 1만5000원(10㎏들이 상품 기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10월 하순부터 출하량 증가 전망=이같은 시세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산지와 유통업계에선 김장철 전에 종료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거의 없다.

고행서 대아청과 경매사는 “김장배추는 충북·전남·경북 등 전국에서 재배되는 데다 이른 물량은 10월 중하순부터 출하할 수 있는 만큼 시세는 점차 안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원 평창 대관령원예농협 관계자는 “우리 지역 김장용 가을배추는 9월 상순에 아주심기를 완료했다”며 “배추는 아주심기 후 60여일 뒤에 수확하므로 앞으로 비가 적당히 내리고 선선한 가을 날씨가 유지된다면 출하량과 품위가 올라갈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김병규 전남 해남 화원농협 전무는 “가을배추 아주심기 면적은 평년과 비슷한 수준”이라면서 “아주심기 때 날이 더워 배추 모종이 스트레스를 받긴 했지만 영양제를 살포하는 등 농가들이 생육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흐름에 비춰볼 때 자극적인 여론몰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다. 가락시장 관계자는 “언론들은 김장철 배추 수급불안을 부추기는 보도 행태를 지양해 농민과 소비자가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김장철 배추 수급안정을 위해 농촌진흥청·지방자치단체·농협 등과 ‘생육관리협의체’를 조기 가동해 산지 생육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서효상 기자 hsseo@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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