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마그나, '전기차 캐즘'에 희망퇴직 진행

2025-09-04

LG전자의 전기차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결국 대규모 감원에 착수했다. '전기차 캐즘' 국면 속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지만, 그룹이 미래 먹거리로 지목한 전장 부문에서 부정적 신호가 감지됐다는 점에서 시선이 모이고 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마그나는 50대 이상 직원 등을 중심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하기로 하고, 현재 신청자를 대상으로 면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LG마그나는 LG전자와 자동차 부품사 마그나 인터내셔널이 합작한 전기차 파워트레인 제조사다. VS사업본부(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 ZKW(차량용 조명시스템 자회사)과 함께 3대 축으로서 LG전자의 전장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그런 LG마그나가 희망퇴직을 결정한 것은 실적 부진과 우호적이지 않은 시장 환경 탓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 회복이 지연되면서 완성차 업계는 물론 부품 기업도 어려움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LG마그나는 출범 2년 후인 2023년 매출 약 1조3000억원에 순이익 522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이듬해 다시 적자로 돌아선 뒤 불안정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에도 매출 1785억원과 영업손실 109억원을 내는 데 그쳤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업황과 인력 선순환의 필요성을 두루 고려한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아쉽다는 평가도 나온다. LG마그나의 설립 취지나 약 5년에 불과한 짧은 업력을 감안했을 때 다소 성급한 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전장사업은 LG전자가 미래 먹거리 확보의 일환으로 공을 들이는 영역이다. 조주완 CEO를 비롯한 모든 경영진이 '2030년 매출 20조원, 글로벌 톱10 진입'의 목표 아래 역량을 집중하는 것은 물론 현대차·벤츠·토요타와 적극 소통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성과도 양호하다. LG마그나를 제외한 다른 두 전장 파트는 관세 리스크로 가전 사업이 흔들리는 가운데 안정적인 실적을 내며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VS사업본부는 상반기 약 2500억원, ZKW는 188억원 등 영업이익을 올렸다. 안정적 수주잔고와 유럽 지역 중심의 거래처 확대로 실적 행진을 거듭하는 모양새다.

조주완 CEO는 2023년 CES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전장 사업이 10년 만에 턴어라운드 했다"면서 "사업이 고속도로 위에 올라섰고 가속 페달을 밟을 일만 남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선 유럽 전기차 시장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자토다이내믹스의 보고서를 보면 올 상반기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19만3397대로 집계됐다. 이로 미뤄 업계에선 캐즘이 막바지에 이른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덧붙여 그룹 내 비슷한 처지에 놓인 LG에너지솔루션 역시 구조조정 압박 속에도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도입하지 않고 채용을 축소하는 등 방식으로 불황에 대응해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전장 사업은 장기 투자와 기술 축적이 관건인데, 인력 구조를 줄이는 것은 부정적인 신호로 읽힐 수밖에 없다"며 "완성차 업체와의 신뢰에도 영향을 미칠 만한 사안"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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