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등 해외에는 있는데…'주니어 ISA'에 신중한 정부

2025-12-12

미성년자를 위한 ‘주니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면서 도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성년자의 조기 자산 형성과 자산 시장으로의 ‘머니무브’ 활성화 차원에서 장기 투자 상품을 다양화해야 할 필요가 크기 때문이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융투자협회는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 ‘주니어 ISA’ 도입을 건의했다. 주니어 ISA 제도는 현재 만 19세 이상만 가입할 수 있는 ISA를 18세 이하의 청소년이나 아동까지 가입 가능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부모에서 젊은 세대로의 활발한 부의 이전은 물론 학부모의 자녀 학자금 마련, 부동산 투자에서 자산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에 증권가와 정치권에서도 주니어 ISA 도입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제7대 금융투자협회장 후보인 서유석 후보와 이현승 후보는 장기적인 투자 환경 조성 차원에서 ‘주니어 ISA 도입’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치권에서는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이 주니어 ISA 도입을 위한 ‘아동복지법 및 조세특례제한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최 의원은 “만 8세 이상~18세 이하 아동이 개설할 수 있는 주니어 ISA를 통해 장기적인 자산 형성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일본과 영국 등이 이와 유사한 제도를 도입했거나 운영 중이다. 영국은 2002년부터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CTF)’를 도입해 정부가 일정 금액을 적립하고 부모가 추가로 납입하는 방식으로 지원하다가 주니어 ISA 제도로 전환해 운영하고 있다. 일본 정부도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주니어 NISA’를 도입했다가 현재는 신규 가입을 받지 않고 있다. 대신 정부·여당은 적립식 NISA의 가입 연령 제한을 없애 0세부터 가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내년 세제개편안에 반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등은 주니어 ISA 도입에 말을 아끼고 있다. 정부는 업계 건의 사항을 살펴보고 있지만 도입 여부에 대해서는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세수 결손’ 우려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미 ISA에 세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주니어 ISA가 도입되면 기존 ISA와 동일한 혜택을 줘야 하기 때문에 세수 확보 차원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ISA는 최대 400만 원까지 비과세된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주니어 ISA 도입 여부는 구체적으로 논의되거나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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