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알렉 감보아는 올해 교체 외국인 투수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감보아는 25일 현재 5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 2.37을 기록 중이다. 데뷔전이었던 지난달 27일 삼성전에서 투구 전 인사를 하는 버릇으로 걱정을 키웠으나 이후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개인 4연승을 이어가고 있다.
외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올해 KBO리그 두번째 시즌을 맞아서도 꾸준히 활약하고 있다. 타율 0.343으로 이 부문 리그 2위, 안타는 107개로 전반기를 마치기도 전에 100개를 넘겼다.
하지만 또 다른 외국인 선수가 걱정을 키운다. 시즌 초반 활약했던 좌완 투수 터커 데이비슨의 최근 부진이 심상치 않다.
데이비슨은 지난 25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와의 원정 경기에서 5.2이닝 7안타 1홈런 2볼넷 3삼진 3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타선에서 선취점을 내주면 데이비슨이 다시 실점해 다시 동점이 되는 양상이 이어졌다.
2-1로 앞선 4회에는 자신과 등록명이 같은 NC 맷 데이비슨에게 동점 홈런을 맞았다. 6회에는 선두타자 권희동에게 볼넷, 데이비슨에게 중전 안타를 내줘 1사 1·2루의 위기에 처한 데이비슨은 박건우 타석 때 2루에 있던 최정원의 3루 도루도 허용한 데다 타자에게는 적시타까지 맞아 실점해 역전을 허용했다. 데이비슨은 서호철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지만 벤치의 인내심은 거기까지였다. 이미 데이비슨의 투구수가 90개에 달했기 때문이다. 6이닝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상황에서 김강현을 바로 투입시켰다. 팀은 2-7로 패하며 5연승 달성에 실패했다.
데이비슨이 ‘애매한’ 투구를 한 건 이날 뿐만이 아니다. 데이비슨은 최근 3경기 연속 3실점했다. 6월 들어서 마운드에 완전한 믿음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일 키움전에서 3.2이닝 10안타 2홈런 4볼넷 3삼진 9실점으로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한 후 시즌 초 보여줬던 압도적인 모습이 사라졌다. 지난 11일 KT전에서는 5.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17일 한화전에서는 6.1이닝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살아나는 듯 했으나 NC전에서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시즌 초반까지만해도 데이비슨은 1선발급의 투구를 선보였다. 데뷔전이었던 3월25일 SSG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성공적인 신고식을 한 데이비슨은 5월 중순까지는 에이스 노릇을 했다. 5월 18일 삼성전까지 10경기에서 6승1패 평균자책 1.96으로 1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5월 말로 접어들어면서부터 실점이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6월에는 승리 없이 4경기 평균자책이 7.71로 치솟았다. 이 기간 전담 포수 정보근이 전력에서 빠지는 등의 변수가 있었지만 정보근이 돌아온 뒤에도 제 모습을 되찾지 않아 고민을 키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데이비슨의 구위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았지만 ‘운영 능력’에 대해서는 종종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현재 롯데로서는 갑자기 교체를 할 명분이 없다. 데이비슨이 시즌 초 보여줬던 결과물이 있고 바로 교체를 하자니 그렇다고 성적이 아주 나쁜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최근 롯데는 홍민기, 윤성빈 등의 등장으로 불펜이 안정화를 되찾으며 더 높은 순위 상승을 노려볼 환경이 갖춰졌다. 그런데 원투펀치 중 한 명이 제 몫을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현재로서는 데이비슨 스스로가 극복해나가는 게 최선이다. 다만 부진 기간이 길어진다면 롯데도 다른 방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