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대로 붓 가는대로

한동안 ‘소확행’이란 말이 유행했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릴 수 있는 ‘소확행’은 무엇이 있을까? 운동하기, 책읽기, 색칠하기, 좋아하는 음식 만들기 등 여러 가지 있다.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은 일단 몸을 움직여 좋아하는 것을 하는 것이다.
제일 쉬운 것은 자연을 느끼며 걷거나 바라만 보아도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걷다가 중간중간 위치한 의자에 앉아 산이나 물을 바라보거나,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면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또 아침이나, 비가 그친 뒤 숲길을 걸으며 맡는 솔향기나 풀향기는 머리가 맑아지고 건강도 좋아지는 느낌이다. 마치 몸에 좋은 보약을 맛있게 먹은 느낌이다. 마음 맞는 사람과 산책하며 수다를 떨기만 해도 행복수치는 ‘완전 충전’ 상태가 된다.
요즘 도서관에서 인문학 오딧세이 과정인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들으니 웃음과 해학이 있는 희극도 좋지만, 우리의 삶이 언제나 해피엔딩은 아니기에 인간에 대한 통찰이 있는 비극을 읽는 것도 좋다. 안타깝게도 주인공 모두 죽음이라는 비극적 파멸로 끝나지만 말이다.
마치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전시된 작품을 설명해주는 도슨트처럼 그 작품의 내용과 작품이 이야기하는 바에 대해 친절하게 짚어주어 혼자 읽을 때는 미처 보이지 않았던 내용들이 설명을 듣고서야 뒤늦게 이해되는 경험을 하기도 했다.
전에 읽었던 내용에 대해 기억을 더듬어보기도 하고,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편안하게 옛날 이야기를 듣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 더 생각을 해볼 수 있어 마음의 행복이 커진다.
주말에는 아침에 운동하고, 도서관 특강을 듣거나 책을 읽고, 가족들의 맛있는 한 끼를 위해 시장을 봐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고, 가끔 부모님 댁 방문하면 한 주를 알차게 보냈다는 만족함에 뿌듯하다. 비록 단순한 삶이지만 나름대로 살아가는 재미가 있다. 언제나 행복은 멀리 있지 않다.
요즘은 날도 좋고, 지역마다 축제가 많다. 청남대국화축제는 2008년부터 시작해서 전국적인 지역축제로 자리 잡았다. 오랜만에 간 청남대의 하늘정원에 있는 망원경으로 이 산, 저 산을 둘러볼 수 있는데 파란 하늘 아래 형형색색으로 단풍이 든 산, 바로 앞에 있는 것 같이 가까이 보이는 맞은편에 있는 절, 햇빛과 바람이 만들어낸 대청댐의 윤슬을 바라보는 것이 재미있다.
가을은 나들이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햇볕도 좋고, 바람도 좋고, 외부 활동하기에 딱 맞는 기온과, 가을꽃도 피어나고, 꽃처럼 화려한 단풍이 있기 때문이다. 전에는 국화축제에 국화가 매우 많았는데, 올해는 예전만큼 국화가 많지는 않다.
급격하게 변했던 날씨 때문인지, 이제는 국화를 재배할 사람이 없는 것인지 궁금해하다가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길게 뻗은 메타세콰이어 숲 의자에 앉아 따뜻한 차를 앞에 두고, 푸른 하늘 아래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바라보며 망중한을 즐기는 즐거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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