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봉투 없는 청소기·날개 없는 선풍기·구멍 뚫린 헤어드라이어까지. 혁신을 거듭해온 글로벌 가전 기업 다이슨은 영국에 4000만평 규모의 농지를 보유한 영국 최대 농업 기업이다.
다소 낯선 행보는 2012년 영국 링컨셔 지역에 ‘다이슨 파밍(Dyson Farming)’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은 당시 식량 안보와 환경 파괴를 인류가 직면한 핵심 과제로 판단했다. ‘일상의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기업 철학에 따라 농업에 자사의 엔지니어링 기술을 접목하겠다는 구상을 품은 것이다.
약 13년이 흐른 지금, 다이슨 파밍은 145㎢(약 4406만 평)의 경작지를 소유한 영국 최대 농업 기업으로 성장했다. 대표적 생산물인 딸기(연간 1250t 생산)부터 밀(4만t), 사탕무( 2만9000t), 감자(1만2000t) 등 곡물과 채소, 축산물 등을 생산하고 있다.
특히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시스템 구축에 공을 들였다. 다이슨이 만든 혐기성 소화 공정이 대표적이다. 농지에서 수확 후 남은 부산물을 소화조에 넣어 바이오가스를 생산하고, 이를 전기와 열에너지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약 1만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며, 열에너지와 일부 이산화탄소는 딸기를 재배하는 유리온실에 공급해 순환형 농업 생태계를 구현했다.
오랜 기간 농업 기술에 투자해 온 다이슨은 이번에 자사 농장에서 재배한 해바라기를 활용한 새로운 헤어 뷰티 제품을 선보였다. 직접 재배한 해바라기만 80만 송이. 해바라기에 함유된 천연 원료가 모발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제품 개발에 적용했다.
신제품은 ▶‘다이슨 오메가 하이드레이팅 오일’과 ▶‘다이슨 오메가 리브-인 컨디셔닝 스프레이’ 두 가지다. 원료 재배부터 성분 추출, 제조까지 전 과정을 다이슨 기술로 구현한 첫 ‘팜 투 포뮬레이션’ 제품이다. 해바라기 오일을 비롯한 7가지 식물성 오일을 다이슨만의 비율로 배합했다. 오일 제품은 손상된 모발에 영양을 공급해 끊어짐을 최대 94% 줄여준다. 스프레이는 사용 즉시 부스스함을 최대 90% 완화하고, 최대 48시간 동안 촉촉하고 부드러운 머릿결을 유지한다.
제임스 다이슨은 “농업과 뷰티라는 서로 다른 영역을 결합해 천연 원료로 건강한 모발 유지를 돕는 신제품을 탄생시켰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엔지니어링 기술과 성분 과학을 접목, 건강한 모발을 위한 가능성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