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여정이 관록의 세월을 프레임이 담아냈다.
패션매거진 ‘하퍼스 바자’ 코리아는 윤여정과 함께한 2025년 1월호 커버를 17일 공개했다. 이번 화보는 ‘여배우’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구축한 윤여정 본연의 아우라에 초점을 맞췄다.
약 7년 만에 ‘하퍼스 바자’와 함께한 윤여정은 화려한 주얼리를 소화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반 모델도 소화하기 힘들다는 맥시 코트와 구조적 재킷, 화이트 수트 또한 자신만의 분위기로 연출했다.
이어진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데뷔 58년 차의 관록을 보였다. 그는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 시즌2에 출연하게 된 배경에 대해 “팔이 안으로 굽는 것 같다. 코리안 아메리칸, 그 친구들이 만든 작품이라면 본능적으로 몸이 이끌린다. 이성진 감독과 여러 번 미팅을 했는데, 저를 통해 그리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고 말했다. 그게 한국의 감독들과는 다른 시각이라 재미있다”고 했다.
또한 “한국에선 주로 할머니 역할로 섭외가 들어온다. 그런데 그들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들이라 그런지 저를 바라보는 시각이 꽤 다르다. 내가 평소에는 굉장히 보수적인 사람이다. 삶에서는. 그런데 이상하게 작품에서는 도전을 잘 한다. 자로 잰 듯한 삶을 살다보니 오히려 작품에선 그런 모험심이 작동하는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윤여정의 연기생활 58년을 이끈 동력은 무엇일까. 그는 “이제 그만 은퇴를 하는 게 좋지 않을까. 내가 집에서 누워 있어도 책을 1시간 이상 못 읽는다. 눈도 아프고. 결국 일상이 제일 중요하다. 내 주위에 아픈 사람이 얼마나 많겠냐. 그 사람들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것이 바로 그 일상이다. 다른 욕심을 내서 뭘 하는 게 아니라 마지막 순간에는 그냥 이 병원 밖을 나가서 걸었으면 좋겠다. 생각는 거다. 배우라는 직업이 나에게는 일상이다. 그래서 나에게 오는 배역을 최선을 다해 연기하고 싶다. 그게 내가 내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했다.
윤여정은 ‘아티스트’라는 수식은 싫지만 ‘장인’이라는 수식은 받아들인다고 했다. 그는 “내가 죽은 다음에 어떤 사람이 ‘그 여자가 아티스트였네’라고 하면 몰라도 지금은 좀 과한 것 같다. 그런데 나도 장인이라고는 싶다. 내가 60년이 되도록 한 길을 걸었다면 장인 대우는 받을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