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서비스 질 낮아… 잦은 인력 교체 등 문제” [심층기획-2025 간병지옥 리포트]

2025-06-30

‘노인 돌봄’ 5060세대 인식조사

75%가 “시설·서비스 이용 불편” 응답

건강 악화·비싼 이용료 등에도 아쉬움

전문가 “시설 질 표준화·고도화 등 필요”

5060세대가 노인 돌봄 시설·서비스 방문·이용 시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낮은 돌봄서비스의 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요양보호사나 간병인 등 노인돌봄인력의 부족 또는 잦은 교체 역시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꼽혔다.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상황에서 노인 돌봄서비스 향상을 위한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컸다.

30일 세계일보·엠브레인퍼블릭의 ‘노인 돌봄 관련 5060세대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인 돌봄 시설·서비스 이용이 ‘불편하다’고 한 응답자(75.0%) 가운데 37.4%(중복응답)는 불편한 요인으로 ‘간병 등 돌봄서비스 수준’을 꼽았다. 이는 노인 돌봄시설의 서비스 품질이 중요한 개선 과제임을 시사하고 있다.

돌봄서비스가 불편하다고 한 응답자는 ‘요양병원’ 사용자가 48.5%로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재가서비스’가 35.4%, ‘요양원’이 33.3%, ‘주간보호센터’가 28.5%, ‘기타’가 20% 순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결과’를 살펴보면 1등급을 받은 요양병원은 전국 233곳으로 전체(1325개)의 18%에 불과했다. 2등급은 34.8%, 3등급은 23.7%, 4등급은 15.1%였다. 5등급도 8.4%로 적지 않았다. 지역별 의료격차 역시 컸다. 권역별로 1등급 요양병원 비율은 경상권 13%, 전라권 14.6%, 충청권 17.7%를 보였다. 다시 말해 이들 권역에서 요양병원을 이용하는 6∼7명 중 1명만이 1등급 요양병원을 이용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제주의 1등급 요양병원은 10%에 불과했다. 반면 서울은 25% 기관이 1등급을 받아 전 권역에서 가장 비중이 높았다. 수도권으로 분류되는 경기도 역시 23.9%로 1등급 비중이 많았다.

이번 인식조사 응답자들은 노인돌봄시설 서비스의 질에 이어 ‘돌봄인력의 부족 또는 잦은 교체’(28.1%)를 불편 사항으로 꼽기도 했다. 5060세대는 ‘(시설·서비스의 장기 이용에도) 악화하는 환자의 건강상태’(26.3%)와 ‘비싼 이용료’(22.7%), ‘면회 제한 등 기관 운영 방식’(14.3%) 등에 불만 또는 아쉬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같은 문항에서 주간보호센터와 재가서비스의 경우 불편·아쉬움이 ‘특별히 없다’는 응답이 각각 36.7%, 36.4%로 많은 편이었다. 하지만 ‘돌봄인력 부족 또는 잦은 교체’에 대한 불만이 25.9%(주간보호센터), 20.2%(재가서비스)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노인 돌봄 시설·서비스 이용자에 대한 면회는 ‘주 1∼2회’가 30%로 가장 많았다. ‘월 1∼2회’는 29.4%, ‘주 5회 이상’은 21.6%, ‘주 3∼4회’는 11.1% 등의 순으로 많았다. 이 밖에 ‘2∼3개월 1회’는 5.9%, ‘6개월 1회’는 1.3%로 나타났다. 가장 적은 횟수인 ‘1년에 1회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는 0.7%로 집계됐다.

허창덕 영남대 교수(사회학)는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만큼 노인 돌봄시설의 중요성은 날로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노인 돌봄시설에서 다수가 느끼는 불편 사항이 서비스와 인력 수급 문제인 만큼 법적 규제 강화는 물론 전국 돌봄시설의 질을 표준화하고 고도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소영 기자 sos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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