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뭘 가지고 나한테 착하다 그러는 거야.”
롯데 김태형 감독이 19세 고졸 신인의 한 마디에 ‘빵’ 터졌다. 지난 11일 퓨처스 올스타 무대에 오른 롯데 박재엽 이야기다. 당시 박재엽은 1군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의 첫 인상을 묻는 말에 “처음에 포스는 확실히 무서웠는데, 지내면서 정말 착하시다고 많이 느꼈다”고 했다.
박재엽은 그러면서 “선발로 경기를 나갔는데 6회였나, 7회였나 더그아웃에 서 있는데 등 뒤로 갑자기 에어컨 바람이 들어오더라. 돌아보니까 감독님이 에어컨 바람을 제쪽으로 틀어주셨더라. 놀라서 얼른 고개 숙여 ‘감사합니다’ 인사를 드렸다”고 말했다. 예상 못했던 사령탑의 친절이 인상에 강하게 남았고, 그게 ‘착하시더라’는 예상 밖 표현으로 나온 셈이다.
김 감독은 18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당시 상황에 대해 “날씨도 더운데 에어컨이 하늘로 가있으니까 방향을 바꿔준 걸 거다”라며 “걔가 나한테 착하다고 할 수 있는 건 아니잖느냐. (인터뷰 기사를 보고) 약간 돌려서 까는 게 아닌가 생각도 했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그러면서 박재엽에 대해 “어린애 치고 성격이 굉장히 밝은 것 같다. 눈치 보고 그러지를 않는다”고 다시 웃었다.
부산고를 졸업한 박재엽은 2025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4순위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입단 첫 해인 올 시즌 1군 데뷔를 했다. 8경기에 나와 15타수 4안타(타율 0.308)를 때렸다. 고졸 신인이라는 걸 감안하면 포수 수비도 매끄러웠다. 김 감독은 그런 박재엽을 두고 “19살 때 양의지보다 낫다”고 극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