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국제표준 이끄는 국가기술표준원, K기술 경쟁력 키운다

2025-11-27

“웨어러블 로봇의 성능과 안전을 평가하는 기준을 전 세계 최초로 표준화했습니다. 해당 기준이 국제 표준으로 자리 잡게 되면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로봇 제조사들의 기술 적응성 등 경쟁력이 극대화될 것입니다.”

곽관웅 세종대 교수는 인간형 테스트 더미 로봇을 이용한 웨어러블 로봇의 성능 시험 방법을 세계 최초로 확립한 성과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곽 교수는 사람이 직접 착용해 시험할 때 발생하는 웨어러블 장치의 객관성 부족과 시험자 위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간형 더미 로봇을 개발했다. 사람이 아닌 로봇이 동일한 동작을 수행하는 방식인 만큼 시험 방법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어 웨어러블 로봇의 기술 혁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해당 시험 방법은 한국산업표준(KS)으로 제정됐고,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화도 추진 중이다. 곽 교수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산업통상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주관한 ‘R&D 우수표준성과 발표회'에서 산업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국제표준을 선점하는 것이 세계 시장 주도권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 되면서 R&D사업의 표준화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기술개발 초기 단계부터 표준을 확보해야 R&D 투자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시장 진입을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나라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표준을 주도하며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고, 중국은 자율주행차 표준화 전략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국표원은 2022년부터 발표회를 열고 정부 R&D 사업 과정에서 개발된 기술을 표준화해 부가가치를 높인 유공자를 발굴·시상하고 국가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국표원은 27일 서울 그랜드 머큐어 임피리얼 팰리스에서 한국표준협회,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과 함께 R&D 우수표준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R&D 수행기관 등에서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 10명의 유공자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표원장상을 받은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종합솔루션 기업 자스텍엠의 백용범 대표의 표준 혁신 성과도 주목 받았다. 백 대표는 도심지나 터널처럼 위치정보시스템(GPS) 수신이 어려운 환경에서 위치 정보의 정밀도 저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센서 융합을 통해 끊김 없는 위치 서비스를 구현하는 국제표준을 제정했다. 이 표준은 국내 중소기업이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는데 발판을 제공하는 등 기술 주권 강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백 대표는 “자율주행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진출하는 기업들은 저희가 제정한 국제표준을 활용해 진출 국가로부터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표원은 2026년 국가 R&D 예산이 산업 전반의 인공지능 전환(AX) 확산과 초격차 기술 확보에 초점을 맞춰 추진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올해 신설된 표준 프로그램 디렉터(PD) 등을 중심으로 첨단산업 분야 표준 연계형 R&D 과제도 기획할 방침이다. R&D 전 과정에서 연구자의 표준 개발을 지원해 정책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PD 제도는 정부 R&D 과제의 기획, 평가, 관리, 기술이전, 사업화 등 모든 과정을 분야별 민간 전문가가 책임지고 관리하는 제도다.

김대자 국표원장은 “AX 대전환 시대와 정부 R&D를 통한 첨단 기술 개발과 표준화를 병행하는 것은 첨단 산업 경쟁력 확보의 필수 조건”이라며 “이번 R&D 우수표준성과 발표회를 통해 우리가 개발한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적기에 이뤄져 글로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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