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tv 채널 GS홈쇼핑 10번, 롯데홈쇼핑 4번, 홈앤쇼핑 12번으로
송출수수료 비싼 채널로 전진 배치하며 실정 상승 승부수
홈쇼핑 채널 이동이 하반기 들어 활발해지고 있다. TV홈쇼핑 채널 연쇄 이동은 물론 데이터홈쇼핑(T커머스) 채널 전략 배치도 늘고 있다. 부진한 업황을 타개하고 활로를 모색하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GS홈쇼핑과 홈앤쇼핑, 롯데홈쇼핑은 지난달 30일 SK브로드밴드(SKB) Btv 채널 개편을 통해 번호를 맞바꿨다. 기존에 12번이었던 'GS샵'이 10번으로 이동했고 롯데홈쇼핑이 10번에서 4번, 홈앤쇼핑이 4번에서 12번으로 자리를 옮겼다.
각 사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GS홈쇼핑은 수수료 인상을 감수하고 채널을 전진 배치해 실적 상승을 노린다. 10번과 같이 지상파 채널 사이에 놓인 번호는 송출수수료가 가장 비싼 'S급' 번호로 분류된다. 반면 롯데홈쇼핑과 홈앤쇼핑은 'A급'으로 분류되는 4번·12번으로 자리를 옮겨 상대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전략을 택했다.
GS홈쇼핑의 경우 겸영 T커머스 채널 'GS마이샵'도 31번에서 998번으로 번호를 옮겼다. 본 채널 GS샵 전진 배치에 따른 송출수수료 인상 폭을 상쇄하는 한편 채널을 돌리다 상품을 구매하는 '재핑 효과'를 기대한 행보다.
최근 업계에서는 900번 후반대~2번 등으로 겸영 채널을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IPTV 3사가 초기 시작 채널을 900번 후반대로 설정하면서 해당 번호대가 주요 채널을 진입하기 위한 관문이 됐기 때문이다. 기존 30~50번대 번호와 비교해 트래픽은 높지만 송출수수료 규모는 합리적인 알짜 번호다.
GS홈쇼핑은 지난해 KT에서도 겸영 채널을 0번으로 이동한 바 있다. CJ온스타일도 지난 2023년과 2024년에 각각 SKB, HCN 번호를 33번에서 2번으로 이동했다.
한편 신세계라이브쇼핑도 채널 전진 배치 전략을 택했다. 지난달 LG유플러스 번호를 21번에서 19번으로 옮겼고 Btv 케이블 번호도 31번에서 18번으로 앞당겼다. 지난해 T커머스 업계 1위로 올라선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주요 IPTV·케이블 내 번호를 18~22번으로 고정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도 N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Btv 내 겸영 채널 'NS샵플러스'와 '현대홈쇼핑플러스샵' 비수도권 번호를 앞당겼다. 공영홈쇼핑은 LG유플러스 번호를 20번에서 21번으로 옮겼다.
이같은 번호 이동은 분위기 반전을 위한 승부수다. 과거에는 재핑 효과가 큰 알짜배기 번호로 채널을 앞당겨 판매량 상승을 도모하는 홈쇼핑이 대부분이었다. 최근에는 수익성 제고를 위해 상대적으로 수수료가 적은 채널을 선호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채널 이동 사례가 더 추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채널 변동이 이뤄졌다는 것은 그 해 송출수수료 협상이 사실상 마무리 됐음을 의미한다. 아직까지 채널 개편이 이뤄지지 않은 대형 유료방송사에서 홈쇼핑 연쇄 이동이 이어질 지 이목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청 인구 감소, e커머스 등 경쟁 채널 활성화 등으로 홈쇼핑 산업이 점차 위축되면서 '가성비' 채널 인기가 더욱 높아지는 양상”이라며 “각 사가 이해관계에 따라 협상 전략을 다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