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 인수···'디지털 3.0' 전략 본격 시동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을 인수하며 디지털 자산을 축으로 한 '3.0 전략' 실행에 나선다. 전통 금융그룹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직접 인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와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의 비금융 계열사인 미래에셋컨설팅이 최근 코빗 인수를 위해 주요 주주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거래 대상은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와 2대 주주 SK플래닛이 보유한 지분 대부분으로 인수 금액은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코빗은 NXC가 60.5%, SK플래닛이 31.5%의 지분을 보유한 국내 4위 가상자산 거래소다. 업비트와 빗썸이 주도하는 시장 구도 속에서 이번 인수는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산업 간 경계를 허무는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인수 주체로 금융 계열사가 아닌 미래에셋컨설팅이 나선 배경에는 '금가(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이 있다. 2017년 이후 국내 금융회사는 가상자산 사업을 직접 영위할 수 없는 만큼, 그룹 내 유일한 비금융 계열사를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미래에셋컨설팅은 현재 부동산 개발, 골프장·호텔 운영 등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거래는 미래에셋그룹이 제시한 '3.0 전략'과 맞닿아 있다. 미래에셋은 펀드 판매 중심의 1.0, 글로벌·ETF 확장의 2.0을 거쳐 디지털 자산을 새로운 성장 축으로 삼는 3.0 청사진을 제시해왔다. 코빗 인수를 계기로 그룹 전반의 디지털 자산 사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래에셋증권은 디지털 자산을 담을 글로벌 블록체인 월렛 개발을 추진 중이며,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실물·금융자산의 디지털화에 집중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 인프라를 확보하면서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을 연결하는 밸류체인 구축이 한층 구체화될 것이란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