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지점 10개소 활용 현지 특화 마케팅 잠재시장 개척 성과 ‘눈길’
베네룩스·튀르키예 홍보지점 2개소 신설로 방한 시장 다변화 가속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북유럽의 최대국인 스웨덴은 최근 유럽의 그 어느 국가보다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스웨덴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아시아의 여행지는 일본이었다. 하지만 스웨덴 젊은이들의 K-팝, K-드라마, K-무비 등에 대한 관심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그들에게 한국은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라는 인식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동력은 물론 K-팝을 필두로 한 K-콘텐츠라고 할 수 있지만, 이를 기반으로 관광 당국의 특별한 노력도 동반되며 스웨덴은 이른바 '북유럽의 방한 시장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는 스웨덴을 중심으로 한 북유럽만의 일은 아니다. 세계 최대 관광대국이면서도 한국 방문에는 다소 소원했던 남유럽의 중심 이탈리아나 남미 최대국인 브라질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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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방한 시장 다변화'를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신흥 잠재시장 공략을 위한 방한 마케팅을 확대하고 있다.
문체부는 2024년부터 관광공사 해외지사는 없지만 한류 관심도와 항공편, 배후 인구 등을 고려할 때 방한 잠재력이 높은 스웨덴과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10개국에 한국 관광 홍보지점을 신설해 방한 신시장을 개척해왔다.
전체 관광공사 해외지사 30개 중 2/3인 20개가 아시아에 편중된 것을 보완해 한국 관광 홍보지점은 미주와 유럽, 중동의 주요 거점에서 방한 시장 다변화를 위한 특화 마케팅을 수행한 것이다. 그 결과, 홍보지점을 운영한 10개국에서 작년에 한국을 찾은 관광객은 186만 명으로 전년 대비 22.6% 증가했고,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서도 123.3%의 회복률로 전체 방한 시장 회복률 93.5% 대비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아울러 신흥 잠재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는 홍보지점 마케팅과 함께 방한 시장을 성숙(중화권·일본), 성장(동남아·중동), 신흥(미주·유럽) 시장으로 나누어 세분화한 마케팅을 지속 추진한 결과, 한국을 찾은 장거리 관광객 비중은 2019년 17%에서 2024년 21.2%로, 방한객 5만 이상 국가 수도 2019년 21개에서 2024년 24개로 증가하는 등 전체 방한 시장도 다변화하는 추세다.
또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직항 항공편 유무, 현지 여행업계와 소비자의 관심사 등을 고려해 홍보지점별 특화사업을 전개해왔다. 작년 5월 캐나다 캘거리-인천 노선 신규 취항을 계기로 캐나다 웨스트젯(Westjet) 항공사와 온라인 방한 프로모션을 추진하고, 뉴질랜드 오클랜드-인천 노선 재개를 계기로 스키여행 등 뉴질랜드 여행사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방한 상품 개발 교육도 진행했다.
최근 한류의 확산에도 한국 관광시장에 대한 낮은 이해도, 한국 여행업계와의 네트워크 부족 등의 문제로 방한 상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던 스웨덴과 이탈리아, 폴란드에서는 양국 업계의 교류를 지원하는 ‘트래블마트’를 개최했다. 특히 북유럽 최대 시장 스웨덴에서는 작년 홍보지점 신설을 계기로 북유럽 지역 최초로 한국 관광설명회를 진행했다. 행사에 참여한 스웨덴 관광업계 고위 관계자는 “오늘 행사에 참석한 모든 사람이 한국 방문을 본인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릴 것으로 확신한다”며 향후 관광교류 확대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미국 시카고에서는 한식에 대한 현지인들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현지 대표 미식 축제인 ‘시카고 구르메(Chicago Gourmet) 2024’를 계기로 한국 관광을 홍보했다. ‘요식업계의 아카데미’로 불리는 제임스 비어드상(James Beard Award) 수상자로 시카고에서 한식 미슐랭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 2세 셰프 베벌리 김(Beverly Kim)과 함께 한식과 한국 관광을 함께 알리는 장을 마련했는데 1인당 250달러에 달하는 입장료에도 입장권은 매진됐다. 폴란드에서도 ‘트래블마트’와 함께 한국 음식·문화 축제가 열려 현지인들의 이목을 끌었다.
남미와 중동에서는 틈새시장을 겨냥한 테마형 홍보를 진행했다. 브라질 지점에서는 상파울루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고부가 관광박람회인 ‘국제럭셔리관광박람회(ILTM)’에 참가해 남미 전역의 고부가 여행객 대상 관광지로서의 한국을 홍보했다. 한국 유학생 수 4위에 해당하는 우즈베키스탄 시장을 대상으로는 한국대학 캠퍼스 방문 등 현지 청소년들의 교육수요를 관광으로 연결하려는 사업을 진행했고, 카타르 도하에서는 중동의 초고부가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소비자 행사를 개최했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작년 성과를 바탕으로 올해 홍보지점을 기존 10개에서 12개로 확대해 신흥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신설 지역은 베네룩스와 튀르키예로, 베네룩스는 네덜란드를 중심으로 탄탄한 해외여행 수요를 보유하고 있고 튀르키예는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함께 세계 최대 거점(허브)공항인 이스탄불 신공항을 보유한 관광교통의 중심지이기에 향후 현지 밀착 마케팅으로 빠른 방한객 증가가 기대되는 지역이다. * 서유럽의 벨기에,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3개국을 통합해 부르는 명칭
문체부 김정훈 관광정책국장은 “방한 시장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잠재력이 높은 신흥 시장을 공략해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향후 운영 성과를 점검해 전략적으로 홍보지점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