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숙 수필집 ‘다시 페달을 밟는다’… 삶을 추동하는 글 가득

2025-01-20

 전북문단의 중견작가인 이정숙 수필가의 다섯 번째 수필집 ‘다시 페달을 밟는다(출판하우스 짓다·1만8,000원)’가 나왔다.

 저자는 어느 날부터 시답지 않은 글을 계속 쓴다는 것이 마뜩잖았다. 이번 책으로 문학 인생을 마무리 지을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생이 다할 때까지 무한의 세계가 열려있으니 문을 닫지 말라는 마음이 커졌다. 살아있는 한 글을 쓰라는 것. 작가는 꿈을 그렇게 풀었다. 꿈을 풀어내는 것이 생의 풍경 중 절반을 차지할테니….

 그렇게 수필가는 지도를 펼치고 새 길 하나를 골랐다. 꽃과 나무들, 구름이 가리키는 쪽의 문을 열고 다시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수필가는 “길이란 누군가로부터 시작되어 숱한 사람들의 발자국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말한다. 가끔은 길을 잃어도 “새 길에서 만난 문장들을 위해 집을 지어주자며 문학을 향한 길은 영원할 것”이니 괜찮다고 말한다.

 수필집에는 삶을 추동하는 글이 가득하다. 괴로워도, 슬퍼도, 행복해도 소중한 바로 이 순간을 붙잡을, 길을 내며 찾아낸 출구와도 같은 결론이다. 실제, 수필가는 제아무리 안락한 공간이 생길지라도 “글쓰기가 곁들여지지 않은 일상은 오래지 않아 허기와 갈증이 괴롭혔다”고 고백한다.

 천세진 문화비평가는 작품집 발문을 통해 “시대와 가족사에 스며든 굴절이 일으킨 서사적 여진을 각자의 방식으로 견뎌내야 하고 그 흔적은 언어로 드러난다”며 “이정숙 작가의 언어에서 단단하면서도 깊은 고뇌의 뼈가 만져지는 것은 그 흔적의 단단한 물질성 때문이다. 그런 물질성만이 소금밭과 수렁을 이겨내게 한다”고 평했다.

 이 수필가는 2001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수필집으로 ‘지금은 노랑신호등’, ‘내 안의 어처구니’, ‘꽃잎에 데다’, ‘계단에서 만난 시간’이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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