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골 상접' 박형식 "아무리 먹어도 계속 살이 빠지는 신기한 경험"

2025-04-13

"아무리 먹어도 계속 살이 빠지는 신기한 경험을 했습니다. 동주와 같은 상황에 부닥친 사람이 현실에 존재할 수 있을까, 만약 존재한다면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SBS TV 금토극 '보물섬' 주역 '서동주'는 사랑했던 연인에게 배신당하고, 총격으로 바다에 빠지고, 물고문까지 겪으며, 결국 누나까지 잃는 등 굉장히 극한의 감정을 소화해야 했다.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은 캐릭터다.

촬영 막바지에 서동주 역을 맡은 배우 박형식에게 악역 '염장선'을 맡은 배우 허준호는 "애 피골이 상접했네. 형식아, 작품 끝나면 몇 달 여행 다녀와서 푹 쉬어라"는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하지만 박형식은 서동주 역으로 '인생 캐릭터'를 새로 썼다. 지난 12일 자체 최고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 15.4%를 쓴 이 드라마를 책임지며 주연 배우로서 뚝심과 긴 호흡을 증명했다.

박형식은 13일 소속사 피앤드스튜디오를 통해 "촬영 기간은 타 드라마들과 비슷했지만 체감상 훨씬 길게 느껴졌던 작품이었다"고 밝혔다.

"처절한 동주의 삶을 연기하며 감정적으로 벅찰 때가 있었어도 긍정적이고 열정 가득한 '보물섬' 팀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이제 '보물섬'과 동주를 떠나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많은 사랑과 응원을 받았던 만큼 아쉬움과 미련이 크게 남습니다."

'대산맨'으로서 성실하게 출세의 사다리를 오르던 서동주는 비선 실세 염장선의 2조 원대 정치 비자금을 해킹하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기 시작했다. 죽음의 문턱을 수차례 넘고, 친누나처럼 의지하던 수녀 아녜스(한지혜 분)를 비극적으로 잃은 데 이어, 끝내는 생부 허일도(이해영 분)의 죽음을 눈앞에서 목격하게 되는 파국으로 내던져졌다.

박형식은 동주라는 인물을 처음 마주했을 때 녹록지 않은 현실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 젊은이의 모습을 떠올렸다. "어떻게든 대산에서 살아남고 더 높은 곳을 향해 올라가기 위한 동주의 거칠고 고단한 삶을 어떻게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 많이 고심했다"는 것이다.

박형식과 서동주가 닮았다고 느낀 부분에 대해선 "동주는 겉으로는 흔들림 없이 강해 보이지만 내면에는 깊은 상처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상처에 머무르기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는 점에서 저와 비슷한 면이 있는 것 같아요. 저 역시 한 번 내린 결정에 대해 책임지고 후회 없이 끝까지 가려는 성향이 있어서 그런 면에서 동주에게 공감이 많이 갔다"고 답했다.

전날 최종회에서는 마침내 서동주가 염장선의 모든 악행과 추악한 민낯을 세상에 드러내며 무너졌던 인생의 바닥에서 다시 정상에 우뚝 섰다. 감정을 앞세우지 않은 차갑고도 치밀한 설계로 염장선에게 고립과 무력감을 안기는 서동주의 방식은 그야말로 '죽이지 않고 완전히 무너뜨리는' 통쾌한 응징이라는 평을 받았다.

"동주를 잘 떠나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홀가분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그동안 동주에게 일어났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어요. 요트 위 동주의 엔딩 신이 실제로도 '보물섬'의 마지막 촬영 날이기도 했습니다. '컷!' 소리와 함께 모두가 고생했다고 인사를 나누고 감독님을 비롯한 배우, 스태프분들과 함께 그동안의 일들을 되새기듯 노을을 바라보며 서 있었던 그 순간의 정적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박형식은 2010년 1.5세대 K팝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 멤버로 데뷔했다. MBC TV 군대 체험 예능 '진짜 사나이'의 아기 병사 캐릭터로 대중적 인기를 누렸고 배우로 전향했다. '보물섬'을 통해 명실상부 주연급 배우 반열에 올랐다. 봉인된 힘을 깨우려는 악의 무리를 상대로 벌이는 거대한 전투를 그린 판타지 액션 블록버스터 시리즈 '트웰브'가 차기작이다.

"제가 이렇게 체력과 정신력이 강한 사람인지 처음 알았어요. 지금 돌이켜봐도 어떻게 해냈는지 믿기지 않을 정도지만 '보물섬' 팀의 에너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겁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보여드린 모습도 결국 제 안에 있던 부분이고 그걸 꺼내 보여드릴 수 있어서 정말 기뻤습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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