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축구 한일전, 역대 베스트 일레븐 꾸려보니…차범근과 손흥민, 나카타와 혼다

2025-01-26

가깝지만 먼 이웃인 한국과 일본은 축구에서도 맞수로 숱한 명승부를 연출했다. A매치로 열린 한·일전만 지금껏 81경기. 경기가 열릴 때마다 숱한 별들이 팬들을 웃고 울렸다. 스포츠경향은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들을 포지션별로 정리했다.

축구의 꽃인 골을 책임지는 공격수에선 이견의 여지가 없었다. 원톱으로는 황선홍(56)이 이름을 올렸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사상 첫 승을 챙기는 결승골을 터뜨린 그는 일본만 만나면 골을 넣는 ‘일본 킬러’이기도 했다.

측면 날개는 한국 최고의 선수를 이야기할 때면 빠지지 않는 손흥민(33)과 차범근(70)의 몫이다. 손흥민은 한국을 넘어 아시아 최고로 불리는 공격수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아시아 최초의 득점왕(23골)에 올랐다. 차범근은 당시 세계 최고리그인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외국 선수 최다골(98골)을 넣은 인물로 여전히 팬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일본에선 가마모토 구니시게(81)와 가가와 신지(36), 혼다 게이스케(39)를 선정했다. 가마모토는 1960~1970년대 세계가 일본을 경계하게 만들었던 공격수다.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당시 7골로 득점왕에 오른 그는 일본에 동메달을 안겼다. 가마모토의 A매치 75골은 여전히 A매치 득점 Top 10에 해당하는 대 기록이다. 가가와는 일본 선수들의 분데스리가 진출의 물꼬를 열었고, 혼다는 2010 남아공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일본의 16강 진출을 책임졌다.

미드필드에선 4년 전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유상철과 박지성(44), 기성용(36)이 최고의 선수들로 인정받았다. 유상철과 박지성은 한·일월드컵 4강 신화 주역이다. 특히 박지성은 손흥민이 등장하기 전 한국 축구를 책임지는 엔진으로 유럽 축구의 개척자 역할까지 해냈다. 기성용은 그 길을 따라 성장해 한국 축구의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일본은 나가타 히데토시(49)와 하세베 마코토(42), 엔도 와타루(33)가 역대 최고의 미드필더로 평가된다. 나가타는 이탈리아 세리에A 페루자와 AS로마, 파르마 등에서 뛰면서 월드클래스로 불렸던 선수다. 29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은퇴하지 않았다면 더 깊은 족적을 남길 수 있었다. 하세베는 지난해 은퇴할 때까지 분데스리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17년간 활약했고, 유일한 현역인 엔도는 리버풀의 살림꾼 노릇을 하고 있다.

수비 라인은 한국 축구의 과거와 현재가 경쟁을 벌이는 구도였다. 독일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김민재(29)와 홍명보(56)가 역대 최고의 중앙 수비수로 선정됐다. 좌우 측면 풀백에선 박지성과 함께 EPL를 뛰었던 이영표(47), 수비수도 공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증명했던 박경훈(63)이 이름을 올렸다.

일본 최고의 포백으로는 나가토모 유토(39)와 이하라 마사미(58), 요시다 마야, 우치다 아쓰토(이상 37)가 뽑혔다. 대부분 현역 선수인 가운데 유일한 은퇴 선수인 이하라는 일본 최초의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 출전)에 가입한 전설이다.

골키퍼에서 한국과 일본의 최고 선수로는 각각 이운재(51)와 가와구치 요시카츠(47)가 뽑혔다. 이운재는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버팀목 노릇을 했던 수문장으로 2006 독일 월드컵까지 본선 10경기에서 풀타임으로 골문을 지킨 전설이다. 가와구치는 단신(180㎝) 골키퍼로 두 차례 아시안컵 우승에 기여했다. 2007년 아시안컵 3~4위전에선 이운재와 가와구치가 양 팀의 몸싸움을 말리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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