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위, 법인 실명계좌 발급 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도 관건
[녹색경제신문 = 박금재 기자] 법인의 가상자산 계좌 발급이 허용될 전망이다. 가상자산위원회에서 법인 실명 계좌 발급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업계는 우리나라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와 빗썸의 실적 개선에 힘이 붙을 것이란 관측이다.
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의 가상자산 관련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자문기인 가상자산위가 최근 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거래소에서 가상자산을 거래하려면 실명계좌를 발급해야 하지만 법인 실명계정 발급은 막혀 있는 상황이다.
지난 6일 진행된 회의에서는 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의 경우 최근 사업수요가 늘어자고 있는 점과 해외 사례를 살펴 정책 요건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가상자산위 위원들은 법인에 대한 원화거래소 실명계좌 발급과 관련해 판단기준 및 고려사항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법인별 가상자산 취득 경로와 현금화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에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다음 달 관계부처와 함께 정책방향을 검토할 예정이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법인에 대한 실명계좌 발급 이슈를 시작으로 향후에에는 2단계 가상자산법 추진방향, 가상자산 거래지원 개선 문제 등과 함께 스테이블코인 규율 등 범정부 협업 과제도 폭넓게 논의해 나가겠다"면서 "향후 세부적인 논의 주제와 우선순위 등은 위원회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르면 올해 안에 법인 실명계좌가 발급이 허용될 가능성이 열렸다고 바라본다. 이에 업비트와 빗썸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법인의 암호화폐 투자가 허용되면 시장 규모가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55조3000억원이다.
한편 가상자산 분석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업비트의 올해 3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4억7008만달러(약 2조4410억원)로 2분기 일평균 거래대금(19억5247만달러) 대비 32.81% 낮은 수준이다. 빗썸의 일평균 거래대금도 2분기 5억3444만달러(약 7431)억원에서 3분기 4억9145만달러로 8.74% 하락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는 2분기 거래대금이 줄어들면서 매출(2523억원)과 영업이익(1596억원)이 급감했다. 빗썸 역시 올해 2분기 거래량이 줄면서 영업이익(322억원)이 1분기 대비 절반수준으로 급감했다.
하지만 법인 투자자들이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 두 거래소의 거래량이 급증하면서 실적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관건은 법인 투자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일 가능성이 높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승인될지 여부다. 현물 ETF가 승인되면 법인 투자자들이 제도권 금융규제 아래 비교적 안전하게 가상자산에 투자할 길이 열린다.
업계는 향후 가상자산위 회의에서 국내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논의 역시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물 ETF의 경우 이미 미국에서 거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국민연금 또한 최근 미국 1위 코인거래소로 ETF 상품의 수탁을 맡고 있는 코인베이스에 투자를 펼친 상태다. 이에 국내에서도 관련 상품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힘을 받는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법인계좌 허용과 함께 현물 ETF가 승인되면 업비트와 빗썸이 큰 실적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융당국과 가상자산위원회의 논의가 얼마나 빨리 이뤄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박금재 기자 financi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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