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인프라 혁신포럼, 트럼프2기 시대 건설산업 방향은?..."글로벌 시장 경쟁력 강화가 핵심"

2025-02-24

- 인프라 혁신이 곧 경제 성장, 정책적 접근과 기술 도입 필수

- 글로벌 건설 시장 변화 속 한국 대응 전략, 유연성 강조

[녹색경제신문 = 문홍주 기자] 트럼프 2기 건설 산업 대응방안을 주제로 여의도 글래드 호텔 2층에서 '미래국토인프라 혁신포럼' 세미나가 개최됐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국회의원들과 산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인프라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건설·토목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했다.

국토 인프라, 기술 혁신 없이는 성장 어려워

이만희 의원(국민의힘)은 “우리나라의 중앙선 복선 전철화 사업이 2010년 구상 후 14~15년이 지나서야 현실화됐다”며, 장기적인 인프라 계획과 이에 대한 정책적 접근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김준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역사적으로도 도로와 교통망의 개선이 경제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국토 인프라 투자에 대한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단순한 물리적 개량이 아닌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라는 점도 함께 논의됐다. 기술 발전 없이 기존 방식으로 개량하는 것은 효과가 제한적이며, 국토 인프라 산업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연결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글로벌 시장 변화, 한국 건설 산업은 준비됐나?

이어진 발표에서는 글로벌 건설 시장 변화와 한국의 대응 전략이 논의됐다.

맥킨지앤컴퍼니 김기홍 파트너는 건설 시장이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초과 수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김 파트너는 "글로벌적으로 2023년부터 2040년까지 24조 달러 규모의 건설 투자가 필요하지만, 현재 예상되는 공급 역량은 16조 달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가장 큰 원인은 건설 산업의 생산성 정체다. 제조업의 연평균 생산성 증가율이 3%에 달하는 반면, 건설업은 0.4% 증가에 그치고 있다. 특히 중국과 미국에서는 건설업 기피 현상이 심화되면서 숙련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이로 인해 대형 프로젝트의 일정 지연과 비용 초과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맥킨지의 조사에 따르면, 1조 원 이상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 975건 중 95%가 예산을 초과했으며, 프로젝트 일정은 평균 6~12개월씩 지연되고 있다. 특히 TSMC, 삼성전자, 인텔, 마이크론 등이 미국에서 진행 중인 반도체 공장 건설 프로젝트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 2기 가능성, 건설 산업에 변수될까

미국의 정책 변화도 글로벌 건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 파트너는 "트럼프 정부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칩스법(CHIPS Act) 등의 보조금이 삭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투자 축소가 예상되는 반면, 원자력 및 가스 발전 인프라 투자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미국 정부가 건설 자재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전체 건설 비용이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미국 건설 자재의 약 12%가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으며, 중국·멕시코·캐나다산 자재 비중이 50%에 달한다. 이러한 정책 변화는 해외에서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국 기업들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한국 건설업계, 글로벌 시장 대응 전략 필요

이처럼 글로벌 건설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한국 건설업체들은 해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김 파트너는 “한국 건설업체들은 여전히 국내 중심의 사업 구조를 유지하고 있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이 약하다”며,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기술 도입과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건설업의 낮은 생산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스마트 건설 기술, AI 기반 프로젝트 관리,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 등의 디지털 전환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정부의 지원도 절실하다.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지속적으로 삭감되면서 건설업계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김 파트너는 "SOC 예산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해 실질적인 투자 규모는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며, 장기적인 건설 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건설 산업 회복 위한 정책적 대응, SOC 예산 증액 필요

정부는 지난해부터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한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실질적인 SOC(사회간접자본) 예산 감소로 인해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SOC 예산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어, 사실상 사업 물량이 줄어드는 것과 다름없다"며 현실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경제 구조 변화도 주요 변수다. 반도체 산업 중심의 성장이 둔화되며 전반적인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가운데, 건설 투자 역시 장기적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금리 정책만으로 건설 경기를 부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공공 투자와 민간 활성화 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포럼은 한국 건설·인프라 산업이 처한 도전 과제를 짚고,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전문가들은 "한국 건설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함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의 정책 방향이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넘어 장기적인 산업 구조 개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민관 협력을 통한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문홍주 기자 real@green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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