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탐런'이 답이었나?...진학사 "영어 합격선, 2등급 중심으로 재편"

2025-12-12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황혜영 인턴기자 = 2026학년도 정시에서 '사탐런'을 택한 자연계 수험생이 유리한 위치를 점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수능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히는 '사탐런'은 자연계 수험생들이 과탐 대신 사탐 과목으로 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진학사는 12일 서울 본사에서 '2026 정시 데이터 분석' 기자간담회를 열고 과학탐구(과탐)에서 사회탐구(사탐)으로 갈아탄 졸업생들의 성적 향상과 사탐 2과목 응시자의 자연계열 지원 확대가 내년도 입시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

진학사가 꼽은 2026학년도 정시 아젠다는 ▲재학생과 졸업생 성적 비교 ▲졸업생 '사탐런' ▲선택과목 조합별 성적 분석 ▲교차지원 패턴 변화 ▲영어 난이도 상승 ▲상위권 입시결과 등 6개다.

진학사 분석에 따르면 과학탐구 2과목을 치렀다가 사회탐구 2과목으로 전환한 졸업생 비율은 약 20%에 달해 적지 않은 규모로 나타났다.

이들 '사탐런' 수험생은 과탐 가산점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사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에 전체 점수와 지원 전략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으로 파악됐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특히 과탐 2과목에서 사탐 1과목, 과탐 1과목 조합으로 갈아탄 집단은 성적을 끌어올리면서도 자연계 가산점까지 유지했다"며 "이들이 제일 똑똑한 선택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 소장은 올해 과탐 난도와 과목 간 편차, 사탐과의 유·불리 구도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사탐런' 현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 분석 결과 '사탐런' 수험생들은 탐구에서 뚜렷한 점수 상승을 보였고 국영수 과목에서도 점수가 올랐다. 실제로 사탐으로 갈아탄 집단 가운데는 사탐 성적만으로도 자연계 지원이 가능한 경우가 많았고 일부는 가산점을 받지 못하더라도 합격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내년에도 '사탐런'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사탐 2과목 응시 후 자연계열 모집단위에 지원하는 수험생도 올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우 소장은 "예년에도 소수 존재했던 패턴이지만 올해는 통계상 뚜렷하게 드러났다"며 "사탐을 본 학생이 자연계 지원을 택하는 흐름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그렇다고 인문계열 학생의 자연계에 지원하는 '교차지원'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사탐 2과목 응시 자연계 지원자는 자연계 수학(미적분 등)을 선택한 집단이 상당 부분을 차지해 문과생의 이과 지원이라기보다 '사탐런'한 자연계 학생의 지원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우 소장의 설명이다.​

올해 수능 영어는 전반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1등급 비율이 3.11%로 전년 대비 크게 감소했다. 이를 두고 우 소장은 "요즘 영어가 원체 어렵게 출제되다 보니 어떤 분들은 영어가 정시 지원 전략의 키라고 설명하기도 하지만 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연세대·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을 지원하는 학생들 중 2등급 비율이 늘어난 것은 '1등급을 못 받아서 못 쓴다'기보다 '지원하는 학생들의 영어 등급이 2등급 수준으로 바뀌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영어는 난이도와 등급 비율이 매년 달라지지만, 대학별 반영 방법은 고정된 상수에 가깝다"며 수험생들이 "각 대학의 영어 반영 방식을 정확히 파악하고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려대는 영어 2등급을 1등급보다 5점 감점하는 방식을 적용하고 서울대는 2등급 이하일 때 0.5점씩 감점하는 구조이다. 1등급 여부보다 해당 대학에서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조언이다.

이번 정시의 또 다른 핵심 변수는 의대 정원 감소다. 의대 정원이 줄면서 기존에 의대를 목표로 했던 상위권 자연계 인원이 서울 주요 대학의 공대·자연계열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이 커졌다. 우 소장은 "의대 정원이 줄어든 만큼 그 자리에 있던 학생들이 서연고 등 상위권 자연계 모집단위로 몰리면서 자연계 정시 경쟁률과 합격선이 인문계보다 더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eng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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