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日대사 초치…’대만 개입’ 다카이치 발언 두고 긴장 격화

2025-11-1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을 두고 중국과 일본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이던 중국은 주중 일본대사까지 초치했다.

중국 외교부는 14일 홈페이지를 통해 “쑨웨이둥(孫衛東) 부부장이 13일 지시를 받아 가나스기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보도자료에 ‘자오젠’(召見·불러 만나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는 일반적으로 ‘웨젠’(約見·약속해서 만나다)보다 더 수위 높은 초치를 의미한다.

쑨 부부장은 “다카이치 총리가 최근 대만에 대해 노골적으로 도발적인 발언을 하며 대만해협 문제에 대한 군사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면서 “중국의 거듭된 항의에도 일본은 여전히 반성하지 않고 관련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4억 중국 인민은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누구든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의 통일 대업에 간섭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강력히 반격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관영 신화통신 계열의 대표적 국제 시사 평론 계정인 ‘뉴탄친(牛彈琴)’은 이번 보도자료가 이날 오전 2시 56분에 발표된 점에 비춰 가나스기 대사를 심야에 초치한 것으로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하원)에서 일본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대만 유사시’는 일본이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쉐젠(薛劍) 주오사카 중국 총영사는 이튿날 “멋대로 쳐들어온 그 더러운 목은 순간의 망설임 없이 벨 수 밖에 없다”라는 내용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해당 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지만 그는 이어 “‘대만 유사(有事·전쟁 등의 비상사태)가 일본의 유사 상황’이라는 것은 일부 머리 나쁜 정치꾼들이 선택하려는 죽음의 길”이라고 재차 비난했다.

중국 외교부 역시 지난 10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일본은 한때 대만을 식민 통치해 수많은 범죄를 저질렀다”면서 “일본 지도자가 대만해협 문제에 개입하는 건 국제 정의를 짓밟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13일 브리핑에서도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타게 될 것”이라며 연일 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

관영매체들도 가세하고 있다. 환구시보는 “다카이치 일본 총리의 발언 이면에 숨은 부조리, 극악무도함, 악의적 의도는 국제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면서 “일본 군국주의가 이전의 침략 전쟁에서 사용했던 변명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당국의 속내를 대변하는 중국중앙방송(CC-TV)의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玉淵譚天) 역시 다카이치 총리에 대해 "당나귀에게 머리를 걷어차였냐"는 원색적인 표현을 사용했다.

대중국 강경파이자 친대만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 취임 직후부터 중국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관례를 깨고 다카이치 총리에도 축전을 보내지 않았고 지난달 31일 중·일 정상회담에서도 30여분간 간단히 이야기만 나눈 후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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