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산업은 전통적으로 신뢰와 보안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왔다. 관련 정보기술(IT)프로젝트 역시 이러한 기조 하에 신중하게 진행돼 왔다. 최근에는 디지털전환 추세로 금융권의 혁신이 다양한 분야에서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일부 금융사들은 종이문서의 유지관리 비용 절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차원으로 전자문서 도입을 통한 디지털전환을 진행하곤 한다. 다만, 글로벌 금융사들은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을 토대로 혁신적 서비스를 저렴하고 신속하게 전환하는 반면, 국내 금융사들은 여전히 온프레미스 또는 클라우드 제약사항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폐쇄적 환경을 고집하고 있어 전환 속도가 느리고 비용이 증가되는 단점이 있다.
그럼 국내 금융권 시스템이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 기반으로 전환하면 얻을 수 있는 장점을 몇 가지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시스템의 유연성과 확장성, 신속한 금융 서비스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클라우드는 새로운 서비스 출시 속도, 데이터 처리량, 고객 응대 품질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제공한다. 비즈니스 변화에 즉각 대응하고 글로벌 트렌드에 발맞춘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민첩하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접목을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점이다. AI 기반 사기 탐지, 신용평가, 고객 맞춤 서비스 등 최신 혁신은 클라우드 환경에서 더욱 강력한 시너지를 낸다. 데이터 레이크, 멀티클라우드 등 현대적 데이터 아키텍처도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가능해진다.
마지막으로 비용 절감 및 운영 효율을 들 수 있다. 하드웨어(HW) 투자와 운영인력 부담 감소, IT 자원의 유연한 조정 등으로 비용 구조가 합리적으로 개선된다. 이는 중소형 금융사에도 디지털 혁신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점이다.
그렇다면 국내 금융권의 클라우드 적용 우려사항과 그에 따른 금융당국의 대응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금융권의 망분리 관련 엄격한 규제가 있고, 금융 데이터 유출, 시스템 장애에 대한 우려 등이 크다고 한다. 또 관련해 검증된 구축 사례가 아직 드물다는 점도 클라우드 전환에 걸림돌이라고 한다. 마찬가지로 클라우드 관련 전문 인력과 노하우가 부족하다는 점도 주요 요인이라고 한다.
그래서 금융권 및 금융 당국에서도 이러한 점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망분리 규제 완화, 규제 샌드박스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IT시스템의 근본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유연한 클라우드 네이티브 환경이 필요하므로 각 금융사는 글로벌 수준의 클라우드 활용 사례를 참고해 클라우드 도입을 위한 내부 역량 강화와 위험관리와 결과책임을 분명히 할 수 있도록 정책적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디지털 혁신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과제다. 금융권이 클라우드 도입을 주저하는 사이, 경쟁자는 한발 앞서 미래시장을 선점한다. 이제 금융산업의 신뢰와 보안을 지키면서도, 유연성과 혁신을 잡을 수 있도록 적극적 클라우드 도입과 체계적 지원 정책이 시급하다. 더 이상 과거의 관행에 머물러서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고객의 기대에도 부응하기 어렵다.
다음 파트 2에서는 클라우드 분류(XaaS)에 따른 방향성, AI와 최적의 궁합 관점에서의 클라우드 방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정윤모 인스웨이브 상무 cloud@inswav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