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구글 등, 인도서 AI 무료 서비스..."9억 인터넷 이용자 AI로 유도"

2025-11-10

잠재 고객 확보 위한 '장기 투자'..."5%만 유치해도 상당한 규모"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오픈AI와 구글 등 글로벌 기술기업들이 인도에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방대한 잠재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로 풀이된다.

9일(현지 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지난 4일부터 인도 시장에서 생성형 AI 도구인 '챗GPT 고(Go)'의 1년 무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챗GPT 고는 월 399루피(약 6532원) 미만의 요금으로 제공되는 오픈AI의 가장 저렴한 유료 구독 서비스로, 지난 8월 인도에서 처음 출시됐다.

이는 구글과 퍼플렉시티가 인도 현지 기업과 협력해 AI 툴을 1년 이상 무료로 제공하기로 한 데 이은 것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실제 구글은 지난달 30일 인도 최대 통신기업 릴라이언스 지오(지오)와 제휴해 프리미엄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무료 또는 저가에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오의 무제한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가입자는 18개월 동안 무료로 구글 AI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AI 검색기업 퍼플렉시티도 인도 제2대 이동통신사 에어텔과 손잡고 지난 7월부터 3억 60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에게 200달러(약 29만 원)에 달하는 '퍼플렉시티 프로' 구독권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AI 기업들이 이러한 행보에 대해 "인도의 디지털 미래에 대한 장기적 투자"라고 평가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타룬 파탁 애널리스는 "인도인들에게 비용을 요구하기 전에 생성형 AI에 관심을 갖게 한다는 계획"이라고 BBC에 전했다.

9억 명 이상의 인터넷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인도는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인터넷 시장으로 평가된다. 특히 인터넷 사용자의 대부분이 24세 미만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해 생활하고 일하며 교류하는 등 디지털 활동이 활발해 잠재 성장력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에 데이터를 사용하고 있는 인도인의 데이터 소비량은 세계 대부분 국가를 능가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AI 도구를 데이터 팩과 함께 제공하면 기술 기업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고, 인도인들이 AI 플랫폼을 더 많이 사용할수록 기업들은 더 많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

파탁은 "인도가 제공하는 것은 규모와 젊은 고객층"이라며 "무료 사용자 중 단 5%만 가입자가 되더라도 이는 상당한 숫자"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도 사용자 수 면에서는 인도와 경쟁할 수 있지만 엄격한 규제로 인해 외국 기업의 시장 진출이 제한된다"며 "반면 인도는 개방적이고 경쟁적인 디지털 시장을 제공하고,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수백만 명의 신규 가입자를 통해 AI 모델을 훈련시킬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파탁은 이어 "더 독특하고 직접적인 데이터를 수집할수록 모델, 특히 생성형 AI 시스템이 더 좋아진다"며 "인도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국가다. 여기서 나타나는 AI 사용 사례는 전 세계의 귀중한 사례 연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러한 무료 AI 서비스가 기업에는 유리하지만 소비자 관점에서는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한 의문을 낳을 수 있다고 BBC는 짚었다.

델리 소재 기술 전문가 프라산토 로이는 "대다수 사용자는 편의성이나 무료 혜택을 위해 데이터를 포기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인도에는 AI 관련 전문 법률이 없다. 디지털 미디어 및 개인정보 보호를 다루는 디지털 개인정보보호법(2023)이 제정됐지만 아직 정식 시행 전이다.

hongwoori8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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