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서 돌아온 허훈(30·수원 KT)이 형 허웅(32·부산 KCC)과 벌인 새해 첫 '형제 대결'에서 웃었다.
KT는 1일 수원 KT아레나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KCC를 86-68로 크게 이겼다. 3연승을 거둔 KT는 14승 10패를 기록하며 단독 3위로 올라섰다. 지난 시즌 챔피언 KCC(10승 14패)는 7위에 머물렀다. 승리의 주역은 '농구 황제' 허재의 둘째 아들이자 스타 가드인 허훈이었다. 왼쪽 엄지 부상을 털고 48일 만에 코트에 선 허훈은 11점 7어시스트를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특히 승부처였던 후반(3·4쿼터)에 11점을 몰아치는 해결사 면모를 보였다. KT의 '트윈 타워' 레이션 해먼즈(2m)가 19점 8리바운드, 하윤기(2m4㎝)는 17점·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허훈을 거들었다. 허재의 장남 허웅은 19점으로 분전했지만, 팀 동료들의 지원사격 부족으로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KCC는 최준용, 송교창 등 주전급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경기 막판 뒷심이 부족했다.
창원체육관에서는 선두 서울 SK가 창원 LG의 8연승을 저지하며 기분 좋게 새해를 시작했다. SK는 LG와 접전 끝에 77-74로 승리했다. 2연승을 거둔 SK는 17승 6패를 기록하며 2위 울산 현대모비스(17승 7패)와 승차를 0.5경기로 벌렸다. 9연승이 좌절된 LG는 11승 13패로 공동 5위(원주 DB)로 두 계단 내려앉았다. SK는 자밀 워니가 30점 12리바운드를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 시작 1분 만에 '리바운드 왕(2023~24시즌)' 아셈 마레이가 부상으로 쓰러진 LG는 대릴 먼로가 25점 11리바운드로 분투했지만 워니를 넘지는 못했다.
전날인 지난달 31일 오후 10시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농구영신(농구+송구영신)' 매치에선 홈팀 현대모비스가 한국가스공사를 88-81로 제압했다. 현대모비스의 2001년생 '뱀띠 가드' 박무빈이 팀 내 최다인 17점을 넣고 어시스트도 6개를 기록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3연승을 달린 현대모비스는 선두 SK를 바짝 추격했다. 농구영신 매치는 12월 31일 밤늦게 시작해 농구장에서 새해를 맞는 이벤트 경기다. 이날 동천체육관에는 4806명이 들어차 매진을 기록했다.
과거 농구영신 매치는 축제 분위기 속에서 열렸지만, 올해는 이틀 전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로 4일까지 국가 애도 기간이 지정돼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애도 기간 전 구단에 치어리더 공연이나 응원단, 장내 아나운서의 응원 주도를 자제하고, 장내 음악도 최소화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별다른 행사 없이 경기 후 1월 1일이 되는 순간 타종 행사만 이뤄졌다. 선수단과 관계자들은 검은 리본을 달았고, 경기 전엔 희생자를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