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인터넷신문]광주 광산구 월곡동 고려인마을 노인돌봄센터. 무더위가 연일 기승을 부리는 요즘, 이곳 부엌은 유난히 따뜻한 온정으로 가득하다. 그 중심에는 러시아 출신의 72세 고려인 자원봉사자, 엄엘리사 씨가 있다.
25일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엄 씨는 2019년 오랜 이국생활을 마치고 조상의 땅 한국으로 돌아왔다. 낯선 언어와 문화 속에서도 고려인마을에서 삶의 안식을 찾은 그는 이제 그 따뜻함을 되돌려주고자 노인돌봄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연신 땀방울을 훔치며 “마을 어르신들께 드리는 한 끼는 단순한 밥이 아니다.” 며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가족의 밥상처럼 정성을 다하고 있다.” 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말과 손길에는 그동안 살아온 삶의 이야기와 진심이 배어 있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에도 그는 새벽부터 부엌에 서서 국을 끓이고 반찬을 만든다. 조미료보다 마음을, 시간보다 정성을 아낌없이 담아낸 밥상은 노인돌봄센터를 찾는 100여명의 어르신들에게 고향의 맛을 전하며 잊혔던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저도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외롭고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었기에 용기를 낼 수 있었어요. 이제는 제가 그 손길이 되고 싶습니다.” 그의 한마디는 오랜 세월 끝에 찾은 안식처 같은 따뜻함으로 다가왔다.
또한 엄엘리사 씨에게 봉사는 단순한 일이 아닌 ‘은혜를 갚는 삶의 방식’이다. 그녀의 미소와 손끝에서 전해지는 정성은 센터 어르신들에게 위로가 되고, 매주 준비되는 한 끼 식사는 고려인마을을 ‘따뜻한 집’으로 만드는 힘이 되고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엄엘리사 어르신은 마을의 어머니 같은 존재다. 이웃을 위해 흘린 땀방울이 마을의 온도를 높이고, 모두에게 따뜻한 희망을 전해주고 있다” 라며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고려방송: 양나탈리 (고려인마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