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 엔저, 일학개미 몰살했다…구원자 ‘Mr.엔’ 뜻밖의 정체

2024-07-07

“오렌지 주스조차 사 먹기 부담스러워 감귤 혼합 주스를 마시고, 미국 아이폰 가격은 그대로인데 ‘또 비싸졌다’고 야단이다. 비싸서 부동산을 못 사겠다고 한탄하는 일본인 옆에서 중국인은 현금으로 아파트를 사들인다.”

최근 일본의 한 X(옛 트위터) 사용자가 ‘2024년의 일본’이란 제목으로 올린 글의 일부다. 일본 국민이 느끼는 ‘수퍼 엔저(低)의 고통’을 여실히 드러내 200만이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엔화의 가치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100엔당 원화 가치는 856.86원이다. 달러당 엔화 가치는 지난달 27일 160엔 선을 내준 뒤 5일엔 161.275엔까지 주저앉았다. 일각에선 달러당 170엔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지난해 4월만 해도 1000원대를 오가던 100엔당 원화 가치는 11월 860엔까지 올랐다(엔화 가치 하락). 지난해 말, 블룸버그·씨티그룹 등이 내놓은 2024년 엔화 전망(달러당 135엔 수준)이 무색하다. 당시엔 ‘미스터 엔(Mr. Yen)’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차관급) 역시 “현재 엔화 가치는 거의 최저라고 봐도 된다. 2024년 여름쯤 달러당 130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장담할 정도였다.

이런 분위기에 따라 ‘일학개미’(일본 주식 투자자)들은 엔화 강세에 베팅했다. 엔화 예금을 든 사람도 있지만, 일본 주식시장에 상장된 미국·일본 주식을 사는 공격적인 투자자도 많았다. 머니랩이 이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을 분석한 결과 공격적인 상품일수록 수익률이 처참했다.

일학개미 입장에선 ‘엔화는 도대체 언제 오르는 거냐’는 비명이 나올 만하다. “환율 예측은 신의 영역”이라는 말도 있지만, 머니랩에선 전문가들의 분석을 토대로 엔화 가치가 언제 반등할 수 있을지 전망했다. ‘제2의 Mr.엔’으로 불릴 만큼 엔화 향방의 키를 쥐고 있는 이는 누구인지, 향후 미국 대선이라는 초대형 정치 이벤트와 일본의 정세가 엔화의 미래에 어떤 영향력을 미칠지도 집중 분석했다.

이런 내용을 담았어요

📍Point 1 ‘일학개미’의 끝나지 않는 한숨

-일학개미 1년 순매수 상위 종목 수익률

-미국채 공략 울고, 일본 반도체 웃고

📍Point 2 추락하는 엔화…속수무책 일본

-3가지 ‘엔화 방어카드’의 딜레마

-‘엔저’로 벼랑끝 몰린 기시다 정권

📍Point 3 엔화 향방 좌우할 ‘Mr.엔’

-9월 미국 금리 인상 여부가 1차 고비

-내년 엔화 향방 가를 진짜 ‘Mr.엔’

‘일학개미’들의 끝나지 않는 한숨

지난해 100원당 엔화 환율이 800원대로 떨어지자 일학개미들은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일본 주식을 ‘줍줍’(줍고 또 줍는다는 의미)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일학개미는 지난해 7월 5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일본 증시에서 10억2059만 달러(약 1조4100억원)를 순매수했다.

일학개미가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 이상 엔화 헤지 상장지수펀드(ETF)’였다. 이 상품은 글로벌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운용하는 ‘아이셰어즈’ 브랜드의 ETF로, 20년 이상의 초장기 미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엔화와 달러 간 환율 변동에 대해선 헤지를 하는 상품이지만, 엔화와 원화 간 환율 변동엔 열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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