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이른바 ‘집사 회사 투자’와 관련,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를 21일 소환 조사했다. 당초 이날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에 대한 조사도 예정됐지만 조 부회장은 출장 일정으로 조사를 연기했다.

IMS로부터 직접 투자 제안
특검팀은 이날 류 대표에게 2023년 IMS모빌리티에 30억원을 투자한 경위를 추궁했다. 특검팀은 투자 과정에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개입했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IMS모빌리티는 김 여사의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48)씨가 설립 초기부터 관여한 회사로, 아내 명의 회사를 통해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곳이다. 184억원의 투자금이 들어오자 김씨는 회사 지분을 처분하고 46억원을 현금으로 챙겼다.
특검팀은 지난 19일엔 IMS모빌리티 투자 결정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된 이모 전 카카오모빌리티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소환 조사했다. 이 전 CFO는 카카오모빌리티 내부에서 나온 투자 반대 의견에도 불구하고 전결을 통해 IMS모빌리티 투자를 진행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IMS모빌리티 투자 당시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조사가 이뤄진 만큼 해결해야 하는 현안이 있던 상황이었다.
이날 조 부회장은 특검 출석을 연기했다. HS효성 측은 “조 부회장이 해외에서 회의를 주관하느라 소환 일정 조정이 불가피했다”며 “경주에서 개최하는 APEC 행사에 글로벌 인사의 참여를 촉구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향후 조사엔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3년 투자 당시 HS효성은 내부자의 회사 비리 폭로 등으로 주목을 받고 있었다. 특검팀 관계자는 “조 부회장이 변호인을 통해 내일 출석이 어렵다는 뜻을 밝혔고,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투자 회사 전부 조사 방침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은 IMS모빌리티로부터 직접 투자를 제안받기도 했다. 오아시스 펀드를 통해 투자 제안을 받은 일부 금융회사와 달리 이들은 IMS모빌리티로부터 얘기를 듣고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IMS모빌리티에 투자를 진행한 한 회사 관계자는 “한국증권금융이 투자자로 들어오고,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까지 투자를 하기로 했다는 것을 보고 투자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모빌리티 관련 대기업의 투자가 다른 투자를 끌어오는 마중물 역할까지 했다는 의미다.
특검팀은 IMS모빌리티 투자에 참여한 나머지 기업에 대해서도 소환 조사를 할 예정이다. 신한은행, 유니크, 경남스틸, JB우리캐피탈, 한컴밸류인베스트먼트 등이 조사 대상이다. 이번 주 중으로 경영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이미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대해선 한 차례 조사를 마쳤다. 특검팀은 이들로부터 진술을 모두 확보한 뒤 강제수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