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은행 첫 동유럽 금융기지…“車·방산 중기 맞춤 지원”

2025-12-14

11일(현지 시간)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의 도심에 위치한 바르샤바금융센터(WFC) 31층에 위치한 IBK기업은행 폴란드법인 사무소. 한국인 및 폴란드인 직원들이 쉴 새 없이 전화를 하고 있었다. 일부 직원은 컴퓨터 모니터를 보며 금융 시황을 확인하고 있었다. IBK기업은행 폴란드법인에는 한국 직원 10명을 비롯해 총 45명이 근무하고 있다.

IBK기업은행 폴란드법인은 지난달 폴란드 금융감독청(KNF)으로부터 법인 영업 인가를 받았다. 2023년 5월 폴란드 브로츠와프 사무소를 설립한 지 2년 6개월 만이었다. 폴란드 지역에 유럽 본사를 둔 비유럽권 은행은 IBK기업은행이 유일하다. 영업 인가를 받으면 여수신은 물론이고 무역금융·외환 업무 등 현지 은행과 동일한 수준의 업무를 볼 수 있다. 이곳에서 만난 김지욱 IBK폴란드은행 EU총괄이사는 “동유럽 지역에 진출한 자동차 부품 및 2차전지 중소·중견기업은 물론이고 유럽으로 사업을 확대하기를 원하는 국내 방산 기업에 대해서도 지원을 강화해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많다. 2016년 폴란드 브로츠와프에 대규모 배터리 공장을 설립한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폴란드 남부 카토비체 지역에도 SK아이이테크놀로지와 한국단자공업을 비롯한 2차전지 및 자동차 부품 업체들이 대거 진출해 있다. 폴란드투자무역청(PAIH)에 따르면 폴란드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650여 곳으로 추산된다. 김 총괄이사는 “폴란드 현지에서 국내 대기업 협력사들과 합작법인 설립이나 협업을 원하는 곳들도 꽤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현대로템과 같은 방산 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하다. 실제로 IBK기업은행 폴란드법인이 들어선 바르샤바금융센터에는 현대로템이 입주해 있다. 기자가 찾은 바르샤바금융센터 1층 커피숍에는 한국인 손님이 전체의 절반가량은 됐는데 대부분 현대로템 사원증을 목에 걸고 있었다. 현대로템은 2023년 5월 방산업 확장을 목적으로 바르샤바에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IBK기업은행 폴란드법인 관계자는 “그나마 바르샤바에는 한국인이 적은 편”이라며 “브로츠와프처럼 한국 기업들이 모인 곳에 가면 한국인을 찾기가 어렵지 않다”고 했다.

IBK기업은행 폴란드법인은 최근 현지인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마무리해 본격 영업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폴란드에 주로 진출한 2차전지, 자동차 부품, 방산 관련 중소·중견기업에 여신 및 외환 부문에서 맞춤형 지원을 추진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폴란드를 기반으로 체코와 헝가리 등 동유럽 지역 내 한국 기업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체코만 해도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이 두코바니 지역의 원자력발전소 2기를 수주했다. 체코에 나가 있는 한국 기업만 100여 개에 달한다. 헝가리도 잠재적인 진출 확대 대상이다. 2022년 기준 한국은 대헝가리 투자 1위국으로 200여 개의 신규 기업들이 진출한 바 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전문 은행인 만큼 대기업 협력사와 현지 진출 국내 중기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게 IBK기업은행의 판단이다. 김 총괄이사는 “폴란드 당국에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이 폴란드로 온 이유는 경제성장의 노하우를 폴란드와 같이 공유하고 싶어서라는 뜻이라고 했다”며 “방산의 경우 현재까지 직접적인 부분은 한국수출입은행이 담당하고 있는데 이제부터 우리 법인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무기 수리 등에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에 금융 지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