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공장에서 이민 당국에 구금됐던 한국인 316명을 포함한 330명이 1주일 만인 11일(현지 시간) 석방됐다. 석방 절차를 밟다가 중단된 지 만 하루 만이다. 미국 측은 “재입국 시 불이익이 없다”고 했지만 합법적인 주재원 비자(L비자) 소지자까지 구금했던 만큼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리스크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 시설에 구금돼 있던 330명(한국인 316명, 중국인 10명, 일본인 3명, 인도네아인 1명)은 11일 새벽 2시(현지 시각, 한국 시각 오후 3시) 8대의 버스를 통해 시설을 빠져나와 430㎞ 떨어진 애틀랜타 국제공항으로 향했다. 한국인 한 명은 미국에 남기로 했다. 이들을 태운 대한항공 전세기는 이날 정오(한국 시각 12일 새벽 1시)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주미대사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조현 외교부 장관이 10일 오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나 (석방이 연기된 이유를) 들은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구금된 한국인이 미국에서 계속 일하면서 미국 인력을 훈련시키는 방안에 대해 한국 입장을 파악하기 위해 절차를 중단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미 당국의 엄격한 호송 규정에도 한국 정부가 강력히 요청한 대로 수갑 등의 신체적 속박 없이 호송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재입국 시 불이익이 없다고 미국이 확약했다”며 “한미 간에 새 비자 형태를 만들기 위한 워킹그룹 개설 실무 협의도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워킹그룹은 우리 외교부와 미국 국토안보부·국무부 인원들로 구성될 예정이다. 현재 미국 내 한국 기업 공장은 20여 곳이다. 산업계에서는 앞으로 비슷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는다는 명확한 보장이 없는 만큼 기업들의 대미 투자 리스크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