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네이버페이에 잇달아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은행들 입장에서는 네이버페이의 디지털플랫폼을 기반으로 젊은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저원가성 예금 유입을 노릴 수 있다. 네이버페이는 1금융권과의 협업을 통해 고객 혜택과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네이버페이가 협력해 선보인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의 누적 판매좌 수가 최근 100만 좌에 육박했다. 이 통장은 2022년 9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된 후 입소문을 타고 출시 6개월 만에 50만 좌가 완판됐다. 하나은행과 네이버페이는 추가로 100만 좌를 승인 받아 판매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의 핵심은 네이버 선불 충전금을 보관하는 동시에 고금리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다. 선불 충전금인 네이버페이 머니를 하나은행 계좌에 보관하면 최대 연 3%(세전, 200만 원 한도) 이자와 네이버페이 결제 등에 따른 최대 3%포인트 혜택을 준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네이버페이 결제 시 다른 결제 수단보다 포인트 혜택이 크고 이와 함께 이자까지 주는 더블 혜택이 제공된다”며 “예금자 보호도 되는 안전한 선불 충전금 보관 역시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과 네이버페이의 협업이 돌풍을 일으키자 다른 은행들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네이버페이 머니 통장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충전 금액을 우리은행 계좌에 보관해 사용하는 방식으로 하나은행과 차별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네이버페이와 개인사업자 전용 플랫폼 ‘네이버페이 마이비즈 통장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개인사업자는 판매 정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신한은행 계좌를 플랫폼에서 간편하게 개설할 수 있게 된다. 또 각종 금융 혜택은 물론 매출·정산 확인, 광고비 지출, 가맹점 정보 확인 등 다양한 금융·비금융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은행과 네이버페이의 협업은 양 사 모두에 ‘윈윈’이다. 고객 외연을 넓힐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객 경험 혁신도 함께 이뤄지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긴 업력을 통해 확보한 신뢰와 안정성에 핀테크사의 플랫폼과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면 시너지가 크다”며 “특히 은행은 네이버페이를 주로 이용하는 MZ세대 같은 젊은 고객층들과의 접점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페이 관계자는 “하나은행과의 제휴를 통해 포인트 적립 등 네이버페이 이용자들의 체감 혜택이 늘어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은행 입장에서는 저원가성 요구불예금 확보도 기대할 수 있는 효과다. 요구불예금은 조달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수익성이 큰 저원가성 예금으로 분류된다.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의 경우 최대 200만 원의 예치금에 대해 연 3%의 이자를 제공하지만 가입 1년 후에는 연 0.5%로 낮아진다. 가입 1년 후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하나은행의 조달 비용은 더욱 줄어드는 셈이다.
금융 당국도 기존 은행과 핀테크의 협업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당근페이·네이버페이·CJ페이·모니모 등 4개 선불사업자와 3개 은행이 함께 제공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과 은행 통장 간 연계 서비스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했고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의 혁신금융 서비스 지정 기간을 2026년 11월까지로 2년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