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해 고른 옷, 내 사진에 입혀준다… 일상으로 온 구글 AI [팩플]

2025-05-21

20일(현지시간) 구글 연례 개발자 회의(I/O)가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곳곳은 구글의 자체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를 기반으로 한 제품들의 체험 부스들로 채워졌다. 각 부스마다 구글의 신규 제품을 체험하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이날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과거 구글은 최고의 모델을 I/O에서 발표하기 위해 아껴두는 편이었다. 하지만 지금, 구글은 최고의 모델을 최대한 빨리 제품에 적용해 이용자 여러분께 선보이려고 한다”고 말했다. 피차이 CEO를 필두로 이어진 임원진들의 기조연설도 AI 모델의 성능보다는 AI가 적용된 제품 소개에 초점이 맞춰졌다.

AI 패권 경쟁의 흐름이 더 ‘똑똑한’ AI에서 일상에서 더 ‘사람을 잘 돕는’ AI로 옮겨가고 있다. 구글은 올해 I/O에서 제미나이가 적용된 사용자 중심 프로덕트들을 연달아 소개하고 체험 부스를 마련하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제미나이 생태계’를 예고했다.

검색에 AI 심는다

구글은 올해 I/O에서 기존보다 한층 더 강화된 AI 검색 기능인 ‘AI 모드’를 발표했다. AI 모드는 고도화된 추론 능력과 텍스트부터 영상까지 다양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처리할 수 있는 멀티모달 기능을 바탕으로 이용자에게 깊이 있는 답변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장에선 그 중 ‘입어보기(try it on)’ 서비스가 가장 큰 호응을 얻었다. 구글에 자신의 사진을 업로드한 뒤, 원하는 스타일의 옷을 검색해 클릭하면 내 사진에 해당 옷을 자연스럽게 입혀주는 식이다. I/O 무대 큰 화면에 검색한 옷이 자연스럽게 입혀진 발표자의 모습이 뜨자 좌중에선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실제 체험 부스에서 휴대전화 카메라로 기자의 전신 사진을 찍어 업로드한 뒤, 구글 검색으로 찾은 원피스 하나를 선택했다. 그러자 3초 만에 기자의 사이즈를 고려해 옷을 피팅한 AI 합성 사진이 떠올랐다. AI가 의류의 원단이나 신축성 등을 반영해 더 자연스러운 피팅이 가능했다. 구글은 이날부터 미국 현지에 해당 서비스를 시작하고, 조만간 상품 구매까지 연결해주는 에이전트 기능도 추가할 방침이다.

AI 모드에선 질문을 여러 개의 하위 주제로 세분화 해 동시에 검색을 진행하는 ‘쿼리 팬아웃(fan-out)’ 기법이 활용된다. 가령 “토요일 레즈(센시내티 레즈) 경기 하단 좌석 중 저렴한 티켓 2장을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AI가 수백 개 사이트에서 실시간 가격과 재고 정보를 확인해 사용자에게 보여주는 방식이다. 이에 더해 구글은 실시간으로 카메라 화면을 AI와 공유하면서 질문을 주고 받는 ‘서치 라이브’ 기능도 내놨다.

음성·이미지도 자연스럽게

단순 동영상 AI를 넘어 영화까지 제작할 수 있는 툴 ‘플로우’(Flow)도 이날 처음 공개됐다. 이 툴에서는 구글의 최신 동영상 AI 모델 ‘비오(VEO) 3’와 이미지 AI 모델 ‘이마젠 4’을 활용할 수 있다. 비오 3에선 실제 물리법칙과 프롬프트를 좀더 정교하게 반영하는 것은 물론, 영상 AI 최초로 사람과 캐릭터의 대화 음성까지 생성이 가능해졌다. 기존 비오 2와 타사의 영상 AI는 효과음이나 배경음악 삽입 정도만 가능했었다. 프롬프트를 입력해 마지막 컷 뒤에 추가로 2~3초를 덧붙일 수 있는 기능도 탑재했다. 현재 어도비 등 영상 편집 플랫폼에서 운영하고 있는 기술이다.

이게 왜 중요해

그간 구글은 오픈AI 등과 비교해 AI 모델 개발 속도가 느리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하드웨어 기반 없이 AI 모델만 갖고 있는 오픈AI(챗GPT)와 메타(라마), 하드웨어 경쟁력은 있지만 AI 기술력이 부족한 애플 사이에서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운영체제) 기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낼 수 있는 시너지로 기회를 노리고 있다. 피차이 CEO는 “AI의 기회는 실로 막대하다. 혜택이 가능한 한 많은 사람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건 이번 세대의 개발자, 기술 구축자, 문제 해결사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더 알면 좋은 것

구글은 지금까지 AI 요금제를 월 19.99달러(국내 월 2만 9000원)의 단일 요금제로 운영해왔다. 그러나 이날부터 미국에서는 월 19.99달러인 ‘구글 AI 프로’와 월 249.99달러인 ‘구글 AI 울트라’ 요금제를 선택해 구독할 수 있다. 한화로 월 30만원이 넘는 울트라 요금제의 경우 최근 개발자들 사이에서 사용이 늘고 있는 월 200달러 챗GPT 프로를 겨냥한 등급이다. 울트라 요금제에서는 이날 함께 공개된 고급 추론 모델 제미나이 2.5 프로 ‘딥 씽크(Deep Think)’를 사용할 수 있다. 상위 등급의 AI 툴과 유튜브 프리미엄, 구글 드라이브 용량 30TB도 함께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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