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국에서 수컷과 교미하지 않은 암컷 도마뱀 한 마리가 낳은 알이 부화에 성공해 화제다.
영국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 인근 슈롭셔주에 위치한 텔퍼드 이그조틱 동물원은 지난달 암컷 동부 투구머리이구아나 '캐럴'이 낳은 알 중 8개가 부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캐럴은 수컷과 접촉한 적이 없는 암컷 이구아나다. 동물원 주인인 스콧 애덤스는 “우리는 암컷만 한 마리 키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알을 낳아 상당히 놀랐다”며 “이번 일을 동물계에서 가장 희귀한 사건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는 수컷의 정자와 수정하지 않고도 배아를 형성하는 단성생식(parthenogenesis; 무성생식) 사례로 보인다. 악어, 새, 상어, 도마뱀 등에서 드물게 단성생식이 관찰되는데, 실제 부화까지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캐럴이 낳은 알 중 8개가 부화에 성공했으며, 태어난 새끼는 모두 암컷이었다. 애덤스는 “새끼들은 사실상 복제 개체인데도, 잘 자라는 모습을 보고 정말 놀랐다. 생명은 가장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도 길을 찾는다”고 기뻐했다.
동물원 측은 8마리 새끼 도마뱀을 곧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애덤스는 “일부는 다른 동물원이 전시를 희망하고 있어 보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멕시코와 중앙아메리카가 원산인 동부 투구머리이구아나는 주로 나무에 사는 파충류로 머리의 뿔 같은 돌기와 가늘고 긴 다리와 꼬리를 가졌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