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9일간의 ‘설 연휴’…병·의원 "의료공백 최소화"

2025-01-24

【 청년일보 】 2025년 설날 연휴가 내일부터 1월 30일(목)까지 6일간 이어진다. 1월 31일에 휴가를 사용한다면 2월 2일(일)까지 최장 9일을 쉴 수 있게 돼 예년보다 한층 더 여유롭게 가족·친척들과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의료계는 응급의학과를 중심으로 긴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의·정 갈등 장기화로 지난해에 비해 전공의들이 없는 상태에서 환자들을 맞이해야 하며, 현재 대유행 중인 독감으로 인해 환자가 많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응급실은 1인 응급실 비중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으며, 특히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27일에는 많은 동네 병·의원들이 오전 진료 또는 외래 진료를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지난 추석처럼 대충 무사히 넘어갈 것으로 예상할 수 없는 여러 요인들이 존재하고, 이미 응급실들은 넘쳐나는 감염병환자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며 "전문의들의 이직과 이동으로 지역의 응급의료는 더욱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에서 자체적으로 파악한 상황에 따르면 전공의들이 있는 교육수련병원이 100여곳 정도 되는데, 절반 정도가 의사 혼자 근무하는 ‘1인 응급실’ 형태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옛날에는 대학병원들을 중심으로 환자를 받을 여력이 있었지만, 지금은 전공의들이 없는 상태이다 보니까 대학병원에서도 의사 1명이 혼자 근무하면서 응급실을 책임져야 하는 시간이 늘어나게 됐다”며 어려운 상황 및 전망을 토로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레지던트 사직전공의 등의 모집 지원 현황에 따르면 1월 15~19일 5일간 진행된 원서접수 결과, 2024년 3월 기준 임용대상자로서 사직(임용포기)한 레지던트 1~4년차 9천220명 중 199명(2.2%)이 이번 사직전공의 모집에 지원했으며, 지원자 199명 중 의무사관후보생(입영특례 적용 대상)은 98명으로 집계됐다.

또, 인턴 수료(예정)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레지던트 1년차 2차 모집에서는 총 37명이 지원하는 것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지원한 레지던트와 인턴 수료(예정)자들을 모두 투입하더라도 사직전공의 공백을 메울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혼란이 예측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의료계에서도 설 연휴 동안 발생할 수 있는 응급실 혼란 등에 대한 대비책을 나름대로 준비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연휴 기간에도 국민들이 의료기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문 여는 병·의원을 지정해 운영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보건복지부에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응급환자를 위해 응급의료기관·시설 520여 개소는 명절 기간 동안 평소와 동일하게 24시간 진료하고, 호흡기질환자 유행에 대비해 전국 135개 의료기관에 발열 클리닉을 지정해 운영한다.

또한, 설날 당일(1월 29일) 2천700곳의 약국과 약 2천100개소의 병·의원이 진료할 예정이며, 설날 전·후로 각각 28일에는 약국 약 5천800개소와 병·의원 약 3천800개소가 진료하고, 30일에는 약국 약 5천개소와 병·의원 약 4천300개소가 진료를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설 연휴 동안 응급의료체계가 공백 없이 작동할 수 있도록 응급진료상황실을 운영할 계획이며, 전국 응급실에 1:1 전담관을 지정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문 여는 병·의원과 약국의 운영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다.

의료계에서는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의 경우 ‘1인 응급실’로 인한 혼란 최소화 등을 위해 ‘2인 응급실’ 운영을 준비하고 있으며,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에서는 인플루엔자를 포함해 다양한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감염병대응위원회’를 준비하고 있다.

대한응급의학과의사회 이형민 회장은 “이번 설날 연휴 때는 가급적이면 응급실마다 최소 2명씩 근무하는 등 특별히 신경을 써서 근무 일정을 마련했다”면서도 “인력 자체가 2배로 늘어난 것이 아니라 현재 남아있는 의사들끼리 모여 근무를 더 하는 방식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며, 정부에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바램을 전했다.

대한의사협회는 겨울철을 맞이해 인플루엔자 유행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민건강 수호를 위해 ‘감염병대응위원회’를 구성해 운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감염내과 전문가인 김우주 교수가 임명됐으며, 의료계 내 다양한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위원회가 운영될 예정이다.

의협은 “최근 호흡기 감염병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행되는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비해 대폭 증가하고, 실내 활동이 많아져 감염 확산세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감염병대응위원회’를 구성해 전문가단체로서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오는 27일이 갑작스럽게 임시공휴일로 지정된 여파도 간접적으로 응급실 혼잡 해소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한개원의협의회 박근태 회장은 “개원가 운영은 개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것이기에 특별히 당번을 정해서 진료하는 것은 없다”면서도 “임시공휴일로 지정되기 전에 예약한 환자가 있는 곳은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27일 당일 오전 진료하는 동네 병·의원들이 많을 것으로 보이며, 2차병원에 해당하는 종합병원들도 많은 곳들이 외래 진료 문을 여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27일 진료하는 병·의원은 2만 개소가 넘어가며, 약국도 1만3천 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 청년일보=김민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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