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경계병

2026-01-04

나이가 들수록 강인해지고 기백을 잃지 않는다는 ‘노익장’은 중국 <후한서(後漢書)> ‘마원전(馬援傳)’에 나오는 말이다. 후한의 ‘개국공신’ 마원은 젊을 때부터 “대장부위자 궁당익견 노당익장(大丈夫爲者 窮當益堅 老當益壯)”을 소신으로 삼았다. 대장부라는 사람은 뜻을 품었으면 궁할수록 굳세야 하고 늙을수록 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62세 마원은 광무제가 파견한 군대가 동정호 일대에서 전멸했다는 소식을 듣고, 왕에게 출전을 간청했다. 왕이 그의 나이 때문에 주저하자 “두꺼운 갑옷을 명주처럼 걸치고 젊은이보다 말을 잘 타는데 어찌 늙었다고 하십니까”라며 안장에 올라 기량을 과시해 출전을 허락받았고, 큰 전공을 세웠다. 조선시대 노익장이라면 퇴계 이황의 제자로 정유재란 때 다시 의병을 모집하고 의병장까지 추대된 죽천 박광전을 들 수 있다. 전남 화순 동복에서 시마즈의 왜군을 물리치고 얼마 뒤 사망했을 때 그의 나이 72세였다.

새해가 되면 나이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누구나 공평하게 한 살씩 더해지지만 그 의미는 세대마다 다르다. ‘은퇴 후 삶’이 키워드인 중장년들에겐 활기차고 건강하게 살자는 대화가 오가기 마련이다. 실제 나이에서 0.8을 곱한 ‘신체 연령’으로 살아야 한다고 한다. 환갑잔치를 하던 만 60세는 40대 후반처럼 살자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50·60대 남성을 경계 병력으로 고용하는 방안이 점차 구체화하는 모양새다. 안규백 국방장관이 지난해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경계 인력 등 비전투 분야 15만명은 아웃소싱하겠다”고 했고, 지난해 9월 성일종 국회 국방위원장도 “나이 들면 잠도 없어진다”며 5060세대에게 경계임무를 맡기는 법안 추진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국방부가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가장 무서운 악몽은 ‘군대 다시 가는 꿈’이라던 세대들이 ‘재입대’에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고 하니 이래저래 상전벽해다.

‘시니어 병사’가 늘어나면 병역자원 감소, 은퇴 후 실업, 국민연금 고갈 등 경제적·군사적인 면에서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나이를 앞세워 ‘꼰대짓’을 하거나 나태한 임무 수행으로 기강이 흐트러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정부·여당이 어떤 결론을 내릴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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