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리] “어떻게 공부해야 할 지 모르겠나요? AI가 짜줄게요”

2024-11-05

이라인네트워크에서 타트업을 뷰합니다. 줄여서 ‘바스리’. 투자시장이 얼어붙어도 뛰어난 기술력과 반짝이는 아이디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스타트업은 계속해 탄생하고 있습니다.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진 이들을 바이라인의 기자들이 만나봤습니다.

회사를 다니면서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나는 내 업무에 맞는 직업 스킬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가? 바깥세상은 자꾸만 변하고 있는데, 나와 내 조직은 그에 맞춰 빠르게 배우고 변화해 나아가고 있나?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면 무엇을 배워야 할까 따위다.

사는 동안 내내 배우려는 그 수요를, 그동안 많은 온오프라인 교육 업체들이 겨냥했다. 교육 플랫폼을 표방한 클라썸도 그런 곳 중 하나다. 좀 독특하다면, 이 회사는 “여기 수많은 교육 콘텐츠가 있으니 이중 하나를 골라 공부하세요”가 아니라, “당신이 뭘 공부해야 . 할지 모른다면 AI가 당신의 커리큘럼을 알아서 짜줄게요”를 말하고 있다는 거다.

사실, 자신의 목표를 정확히 알고, 정보를 잘 찾아 꾸준히 공부하고 주변에도 열심히 질문을 하는 훌륭한 이는 소수다. 아마도, 내가 처한 환경에서 무엇을 공부하는 게 내 커리어를 끌어올리는 데 적합한지 누가 좀 알아서 추천해주고, 콘텐츠도 맞춰서 찾아주면 좋겠단 생각을 하는 이가 더 많을 터다.

클라썸은 이런 사람들을 겨냥해서 올 초 ‘AI 러닝 패스’라는 상품을 내놓았다. AI와 대화를 통해 상황과 목표에 따라 성장 방향을 세우고 장기적인 계획에 맞춰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도와주는 기능을 담았다. 여기에 AI를 통해 경력 개발 계획을 세워 적합한 콘텐츠를 제시하는 새로운 커리어 성장 시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포부도 얹었다.

클라썸을 만든 이채린, 최유진 공동창업자를,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이 회사 회의실에서 만났다. 두 사람은 카이스트 창업원에서 만난 동문이다. 한 명은 신문방송학을, 다른 한 명은 프로그램을 전공한 재원인데, “배움의 현장을 소통 중심으로 재편하고, 소통을 통해 모은 데이터에 AI를 결합해 진짜 효과를 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자”는데 의기투합했다. 성인 교육 시장에 이들은 어떤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두 대표의 말을 들어봤다.

두 분은, 원래 친구사이인가요?

최유진 대표= 같은 학교 동문이지만, 원래 친구는 아니었어요.

알고 보니 동문’, 이런 거군요. 그런데 어떻게 같이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요?

이채린 대표= 카이스트 창업원에 있을 때 “둘이 한 번 만나보면 좋겠다”라는 추천을 들었어요. 그때 만나서, ‘꼭 같이 해야겠다’ 싶어서, 제가 엄청 어필을 했어요(웃음)

두 분 다 교육과 AI를 접목하는 사업에 관심이 있다는 걸 주변 분들이 많이 알았나봐요

최유진 대표= 그렇다기보다, 학교에 여성 창업자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연결을 해준 측면이 더 크죠.

자, 그럼 이제 클라썸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요? 이 인터뷰를 보는 분들께, 클라썸을 어떻게 소개하시겠습니까?

이채린 대표= 클라썸이라는 이름 자체가 클래스와 포럼을 합친 말이에요. 보통 ‘배움의 현장’이라고 하면 일반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걸 생각하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서로 질문하고 토의하고 소통하는 포럼의 장이 돼야 한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어요.

그런 생각이 플랫폼 자체에 많이 묻어 있나요?

최유진 대표= 클라썸이 제일 처음 집중한 기능이 ‘소통’이었고, 이 소통을 더 잘하기 위한 키워드로 ‘스파크’를 많이 썼어요. 두 사람이 만나서 딱 부딪혔을 때 스파크가 탁 튀고 폭죽이 터지듯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나고 그럼으로써 같이 배울 수 있는 현상을 말하는 거죠.

소통을 하다보면 양질의 데이터가 모이잖아요. 잘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 뭘까를 2018년에 이채린 대표라 같이 고민했는데, 그때 많이 생각한 것이 AI였어요. 18년도 때 이태림 대표랑 같이 고민했던 게 AI였어요.

키워드 1. 소통

왜 ‘소통’을 키워드로 잡았나요? 기존 온라인 교육 플랫폼에서 소통이 부족하다 판단했나요?

최유진 대표=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경계가 무너져 있는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는데, 반대로 교육 현장에서는 그 경계가 무너져 있지 않다고 느꼈어요. 질문할 수 있는 기회가, 오프라인에서는 손을 들지 않으면 없고, 이메일을 쓴다고 해도 굉장히 시간소모가 많이 되니까요.

실시간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는데, (꼭 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주변에 지식이 풍부한 분을 통해 우리가 지식을 충분히 습듭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또, 주변의 뛰어난 학생들, 친구들과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서로의 상호작용을 통해 뭔가 이뤄내지 못하는 부분도 아쉬웠고요.

이채린 대표= 더 나아가서, 사람들이 실제로 적극 참여하면서 질문하고 토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자고 생각을 했어요.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깨고 사람들이 계속 학습할 수 있도록, 강의장 나서자마자 까먹는 지식으로 끝나지 말고, 그 고민과 학습이 현업에서도 계속 이어지도록 말이죠. 배워 온 걸 현업에 막상 적용하려면 잘 안 풀리거든요(웃음). 그게 클라썸이 대학을 넘어서 기업 시장에 들어온 시작이었어요.

통상 기업 교육은 강의가 끝나면 끝 아닌가요? 지속 이어지는 학습이나 관계를 위해서 뭘 해야 하나요?

이채린 대표= 예를 들어서, 신입사원 교육이나 팀장 교육 같은 것을 한번 떠올리면 딱 특정 기간 안에 하고 끝나잖아요? 그리고 나서는 알아서 (학습을) 팔로업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저희는, 교육을 진행하기 전에 사전 학습을 하면서 같이 강의를 듣는 이들이 서로 자신을 소개하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도록 합니다.

그런 후에 교육을 진행하면서 클라썸이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소통을 하도록 만들죠. 교육이 끝나고 나서도 커뮤니티는 살아 있습니다. 팀장 리더십 교육이 끝나고 나서도 한 달에 한 번씩 내 고민을 공유하고 그걸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 이야기 한다든가 하는식으로요.

뭔가 다른거 같기도 한데, 조금 더 설명을 듣고 싶어요. 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많은데 클라썸이 뭐가 다른지요

최유진 대표= 기업시장의 온라인 교육은 주로 콘텐츠로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팀장 교육 같은 경우도 영상 콘텐츠가 주가 되는 형태죠. 그 플랫폼 안에서 뭔가 활동하기는 어려워요.

클라썸 같은 경우는 소통, 상호작용이 우선이고 콘텐츠가 그걸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보면 돼요. 중심이 되는 것이 다르죠. 콘텐츠를 베이스로 해서, AI와 소통을 해서 교육과정을 짠다거나 하는 식으로요.

예를 들어서 “우리가 마케팅을 하는데 SQL을 배워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 SQL 배우기를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클라썸의 AI 한테 “내가 마케터인데 내가 개발을 통해 이러저러한 캠페인을 더 잘해보고 싶다. 그런데 나는 개발에 초보고, 어떠어떠한 것은 잘 모른다”라고 말을 하면 AI가 클라썸이 가진 콘텐츠를 베이스로 해서 학습과정을 설계해주는 식이에요.

혹은, (같은 과정을 거친) 선배가 잘했던 탬플릿이 있다면 그걸 따라서 하도록 추천해주기도 하고요. 한 회사, 한 사람의 성장을 똑같은 패턴을 통해서 가도록 하는 게 아니라 각자 본인에 맞춤한 콘텐츠를 제공한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죠.

키워드 2. AI

각자의 상황에 맞게 AI가 커리큘럼을 설계하려면, 그전에 유사한 환경에서 어떠한 커리큘럼을 들었을 때 성과가 좋더라는 데이터가 많아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AI 학습을 시켰나요?

이채린 대표= LLM이 나오기 이전의 AI는 최소한 10만 건 이상의 데이터를 따로 학습을 해야 했어요. 그런데 기업에선 한 달에 그런 사례가 1000건도 안 나오기 때문에, 그런게 현장에서의 어려움이었거든요. 그런데 LLM이 나오고, 특히 ‘스킬(성과 측정이 가능한 최소한의 단위로 쓰임)’이라는 개념이 나온 이후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어요. 스킬을 기반으로, 회사별로 우리가 지금 필요한 역할에 맞춰 어떤 스킬이 필요한지에 대한 논의가 생긴 거죠. 이게 왜 중요하냐면, LLM은 정말 많은 콘텐츠를 제공해줄 수 있지만, 일반적인 말을 해주잖아요? 그런데 우리 회사에 맞춰 필요한 말을 AI가 해줄 수 있어야 하는데, 스킬이라는 것이 그 기준이 되주는 거죠.

AI에서 만족할 만한 답이 나오나요? 정확히 평가하긴 어렵겠지만, 만족도나 정확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이채린 대표= 아주 중요한 포인트예요.두 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첫 째, 목표를 달성하게끔 잘 도와주는가. 둘 째, 정확한가가 있죠. 예를 들어, 내가 무엇을 배워야 할 지 AI가 추천해 주는 방향은 사실 정확도라는 개념이 어색할 수 있는 그런 태스크잖아요. 오히려 내 목표를 잘 달성하게끔 도와줬는가가 중요한데, 그런 경우에는 프롬프팅(AI에게 업무 지시를 하는 일련의 과정. 예를 들어 “교육 시장을 조사하려는데 최근 성인 교육 인구 숫자 통계를 찾아봐줘”라고 AI에게 업무 지시를 지문으로 하는 것)을 하더라도 학습 설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상황에서 LLM 세팅을 하는 것과 아닌 게 되게 다르거든요. 저희는 그런 맥락이 있어요.

사실 챗GPT도 가만히 보면 잘 못 쓰시는 분들은 프롬프팅을 잘 못해요. 그런데 정말 잘 쓰시는 분들은 프롬프팅도 단계적으로 해서 제대로 LLM을 활용해내거든요. 저희가 하는 일은 사용자가 아무리 초보자라도 그렇게 잘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도와드리는 개념이죠. 목표 달성도를 높여주는 거예요.

더 쉽게 말하면, 프롬프팅 개요를 짜서 주는 건가요? 그 항목에 뭘 집어 넣어야 하는지?

이채린 대표= 맞아요. 프롬프팅 뿐만 아니라, 저희는 이미 학습 콘텐츠를 다 갖고 있다 보니까 그냥 인터넷에 있는 수많은 데이터 보다는 검증되어 있는 학습 콘텐츠와 해당 내용들이 포함된 유로 콘텐츠까지 추천을 할 수 있죠.

최유진 대표= 그런 정보가 고객에게 얼마만큼 도달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거죠.

이채린 대표= 정확도 부분도 있죠. AI의 여러 기능이 있는데, AI랑 상담하는 것도 있지만 사내 조직에서 여러 가지 지식과 노하우들이 쌓여 있을 거잖아요? 그걸 바탕으로 AI가 질문에 답변을 해줘요. 예를 들어 진짜 간단하게는 “저희 휴가 얼마나 쓸 수 있나요?” 이런 질문은 회사마다 다 다르잖아요. 더 고도화해서는 “리더십적으로 이런 이런 고민들이 있는데 이때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다”와 같은 고도화된 질문이 있을 수 있는데요,

그때 AI가 우리 회사 내의 지식과 노하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변을 해줍니다. 이건 정확도를 평가할 수 있죠. ‘휴가가 며칠 제공되는지’를 알려주는데 보통 챗GPT에 사내 데이터를 넣어서 써봤을 때는 정확도가 30~40%에 그치지만, 챗GPT에 클라썸의 AI 파이프라인을 결합했을 때는 거의 80% 후반에서 90% 초반까지 정확도가 올라와요.

그런 관점에서 ‘AI 러닝 패스’라는 서비스를 만들었나요?

이채린 대표= AI 러닝패스 같은 경우는, 그간 성인 교육에서 가장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학습 동기의 영역이거든요. 내 일과 정말 연결되고, 내가 이걸 통해서 이 일을 훨씬 더 잘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면 알아서라도 먼저 할 수도 있는데, 그런 동기와 학습 프로그램이 연결이 잘 되지 않으니까, 교육 프로그램조차 과제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많거든요.

기존에는 AI 추천도 관심사 기반으로 피드에 띄워주는 형식으로 많이 접근을 했어요. 마치 유튜브처럼요. 그런데 우리는 유튜브에 심심할 때 들어가고 싶어 하잖아요. 유튜브는 재미있으니까 보상이 확실하게 바로 있고요. 학습은 그렇지 않아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ㅈ. 내가 오늘 학습한다고, 그게 너무 재밌어서 바로 또 이어서 학습하는 경우는 거의 없죠(웃음).

그런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죠(웃음)

이채린 대표= 그래서, 오히려 중요한 게 내가 이걸 했을 때 어떤 걸 얻을 수 있다는 걸 훨씬 명확하게 추천을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이유를 알려주고 연결을 해주는 거죠. 말을 거는 거예요. 단순히 유튜브처럼 추천 학습 프로그램을 띄워주는 게 아니라, 요즘에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요즘 하는 업무의 프로젝트들은 뭔지를 물어보고 대답을 해서 그걸 바탕으로 알려주는 거죠.

그런데, 단순히 업무 내용 뿐만 아니라 우리 회사에 대한 정보, 우리 회사의 상황들, 그리고 회사에서 이분한테 원하는 어떤 스킬들, 이분이 좀 더 개발하고 싶은 커리어의 방향들을 종합적으로 판단을 해서 “당신이 이걸 듣는다면 이러이러한 이유에서 도움이 될 것 같고 이러이러한 게 향상될 것 같아”라고 알려주는 거죠.

(웃다가) 말씀을 듣다가 왜 웃었냐면, 이 모델의 가장 발전한 형태가 같이 상사의 뒷담화를 하는 것이겠구나 싶어서요. 그러면, 이 모델이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기도 하나요?

이채린 대표= 대화에 들어가면 AI가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죠. 그래서, 저희가 본 AI 러닝 패스의 첫 단계는, 기존의 기업에서는 ‘개인의 경력개발문화(IDP)라는 걸 수립하는 문화가 있어요. 보통 1년에 한 번씩 각자의 팀장과 상담을 해서 그 내용을 회사에 제출하거든요? 그러면 솔직한 소통이 나오기 좀 어렵죠. 팀장님도 내 상황이나 학습 콘텐츠를 다 빠삭하게 알 수는 없잖아요. 그걸 AI가 같이 도와주면서 IDP를 수립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게 AI 러닝 패스가 잘 할 수 있는 부분이고요.

또 그다음 단계로는, 적극적인 교육 참여의 계기를 만드는 형태로도 진행할 수 있겠죠.

업데이트

앞으로 클라썸과 관련해 새로 나오는 뉴스나 관련 기사는 하단에 계속해 업데이트 할 예정입니다. 새로 궁금한 소식이 있다면 계속해 찾아주세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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